"수요는 뛰는데 재고는 바닥"…구리부터 커피까지 '원자재 대란'

구리 재고, 40만t…"전 세계 일주일치 쓸 양도 안 돼"
알루미늄, "2023년 재고소진" 선물가격 13년 만 최고치
생산량 늘려야 하는데, 에너지 가격 폭등 중
아라비카 원두, 매장량 22년 만 최저·가격 10년 만 최고
"극단적 높은 가격이 수요 파괴해야 시장 균형"
  • 등록 2022-02-14 오후 4:17:25

    수정 2022-02-14 오후 4:17:25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금속부터 커피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그간 억눌렸던 수요는 폭발하는 가운데, 공급이 확대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등 재고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수요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가격이 오른 뒤에야, 원자재값 하락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AFP)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요 상품(Commodity) 거래소의 구리 재고는 40만t이 조금 넘는데 이는 전 세계의 일주일치 소비량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구리는 산업 전반에 안 쓰이는 곳이 없어 실물 경제 바로미터로 여겨지며, 이에 닥터 쿠퍼(Copper·구리)란 별칭도 있다.

FT는 구리 외 주요 산업 금속의 재고가 역사적 바닥 수준이라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가 “2023년까지 비축량이 모두 소진될 수 있다”고 경고한 알루미늄의 경우, 선물 가격이 t당 3200달러를 돌파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니콜라스 스노든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산업 금속의 낮은 재고 수준은 완전히 전례가 없는 극단적인 것이며, 공급 확대의 신호는 전혀 없다”라고 평가했다.

금속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가격이 치솟는 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수요가 느는 것에 비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다. 금속 생산을 늘리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올려야 하는데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다. 에너지 기업들도 비용 부담 등에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첩첩산중인 것이다.

지난 11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장중 기준 2014년 9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증산 합의가 없으면 원유는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격화 등에 천연가스 선물이 오르고 있다. 컨설팅 기업 ICIS에 따르면 유럽 대륙의 가스 저장고에 저장된 천연가스는 35%로 계절 평균치보다 낮은 상태다.

이밖에 농산물 시장에서도 아라비카 커피 매장량이 2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원두 비축량도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아라비카 선물은 파운드당 2.59달러로 10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블룸버그 원자재 스팟 인덱스(BCOMSP) 추이. (출처=마켓워치)
원자재 선물 거래에서 백워데이션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백워데이션은 선물 근월물이 원월물보다 비싼, 비정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금속 선물 거래 참가자들이 가까운 미래에 꼭 원자재가 필요하거나 혹은 가격이 뛸 것을 예상, 웃돈을 주고 적극적 매수에 나서는 이유로 나타난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원자재 핵심 지표인 블룸버그 상품 인덱스(BCOMSP)를 구성하는 23개의 원자재 선물 중 9개가 백워데이션 상태라고 전했다. 인덱스도 연초 이후 10%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질 때까지 올라 수요가 꺾이는 것을 제외하곤 원자재 대란의 해결이 쉽지 않다고 본다. 씨티그룹는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작년에만 가격이 400% 급등했다며 “극단적인 가격이 수요를 파괴하면서 상품 시장은 균형을 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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