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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부, 공공개발 ‘낄끼빠빠’가 필요하다

  • 등록 2021-08-24 오후 6:59:04

    수정 2021-08-24 오후 9:32:36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신조어 중에 ‘낄끼빠빠’라는 단어가 있다. 낄끼빠빠는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라’는 말의 줄임말로, 끼어들 상황과 아닌 상황을 눈치껏 구분하라는 의미에서 사용된다.

그런데 최근 정부 주도 하에 진행되는 여러가지 공공개발 사업들을 보다 보면 이 낄끼빠빠라는 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공공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낄끼빠빠를 제대로 못하는 것처럼 보여서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공공 주도의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대체로 민간 주도의 개발이 충분히 가능한 곳에 정부가 공공개발을 하겠다며 갑자기 ‘끼어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공공 주도 개발 방식 중 하나인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1차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신길4구역 민간재개발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민간재개발을 추진하던 상황에서 주민 의사와는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후보지로 지정됐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2월 공공주택지구로 선정된 서울 용산구 서울역 쪽방촌(동자동) 일대 토지·건물 소유주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동자동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구청에서 정비사업을 위해 재정비용역을 진행하고 있던 도중, 국토부가 토지강탈을 시도했다”며 “일부에 지나지 않는 쪽방촌을 핑계로 주민 들과의 어떠한 상의나 동의 절차 없이 지자체의 진행 사항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공공의 도움이 필요함에도 정부가 ‘빠져버렸다’고 하소연하는 곳들도 있다. 공공재개발에서 탈락한데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 선정에서마저 제외된 서울 성북구 성북5구역이 대표적이다. 이 구역 주민은 “민간 개발이 어려워 정부에 공공 주도의 개발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외면받았다”고 한탄했다.

국토부는 현재 추진 중인 공공 주도 개발사업은 선도사업 위주이기 때문에 사업성을 배제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현재 제외된 구역들은 나중에 추가 선정도 가능하며, 주민 반대가 큰 일부 사업들은 후보지 지정 이후 주민 의견수렴 과정에서 사업 추진을 철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공공 주도 개발사업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잡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끼어들 상황과 아닌 상황을 구분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공공이 들어가야 할 곳에만 신중히 개입하는 ‘낄끼빠빠’의 판단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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