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ARC, 韓 석화산업 르네상스의 시작"

SK지오센트릭 '세계 최초·최대 플라스틱 재활용' 울산ARC 첫삽
2020년 韓 최초로 NCC 공장 가동 중단…사명 변경까지 추진
상업 가동 땐 매출 7000억·영업익 3000억 수준 전망..자신감
나경수 사장 "버려진 폐플라스틱으로 새로운 자원 만들 것"
  • 등록 2023-11-15 오후 5:00:00

    수정 2023-11-15 오후 10:11:19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화학산업의 위기가 거론되는 요즘 한국 화학산업의 르네상스를 울산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를 시작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2020년 SK지오센트릭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50년 석유화학의 역사인 울산 나프타 분해설비(NCC)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다. 석유화학산업 특성상 글로벌 경기부침이 심한데다 중국이 저가 물량을 쏟아내면서 기존 범용 제품으로는 성장 가능성에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후 눈을 돌린 곳은 재활용 사업이다. 이에 걸맞게 SK종합화학에서 SK지오센트릭으로 사명도 변경했다. 지구(GEO)와 중심(CENTRIC)을 덧붙여 지구 중심의 사업을 펼치겠다는 철학을 담았다.

15일 SK지오센트릭은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인 ‘울산ARC’의 기공식을 가졌다. 쓰레기로 취급받던 폐플라스틱이 중요한 자원으로 탈바꿈하고 플라스틱이 친환경의 중심이 되는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의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글로벌 3대 핵심기술, 한 곳에 구현…시너지 기대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전날(14일) 서울 종로구 SK그린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류에게 편리함과 환경 위험의 양면을 가진 플라스틱의 쓰임을 다시 해석하고 쓰레기로 버려지고 태워지던 폐플라스틱을 새로운 자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14일 SK그린캠퍼스(종로타워)에서 열린 울산ARC 기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최초 종합 재활용 단지인 울산ARC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내 21만5000㎡ 부지에 들어서는 ‘울산ARC’는 국제규격 축구장 22개 넓이와 맞먹는 크기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투자 규모만 1조8000억원에 달한다.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인 △열분해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PET 해중합 설비가 모두 들어선다.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고부가 기술들로 플라스틱의 오염도, 성상, 색상과 상관없이 상당수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게 될 전망이다. 나 사장은 “플라스틱이 잘 재활용되지 않는 이유는 소재가 다양하기 때문”이라며 “많이 쓰이는 플라스틱별 주요 재활용 기술 3가지를 한곳에 모아 규모의 경제 및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했다.

기존 플라스틱과 동일한 품질…안전성도 확보

통상 플라스틱의 경우 재활용을 반복하면 물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지만 ARC의 기술력이 더해지면 기존의 새 플라스틱 제품과 품질이 동일하거나 그 이상을 보장한다.

나 사장은 “기계적 재활용의 경우 오염물질을 씻어내고 잘게 부숴 재활용하기 때문에 독성이 남을 수 있다”며 “하지만 ARC에서 구현하는 기술은 화학적 재활용은 기존 플라스틱과 동일한 품질을 낼 수 있으며 물성적 단점과 재활용 가능 횟수의 단점을 완전히 극복해 무한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열분해 이후 SK지오센트릭이 독자적으로 보유한 후처리 공정을 하면 다시 납사크래커(NCC)에 넣을 수 있다. 원유에서 추출한 화학제품과 동일 품질의 제품 생산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울산ARC 기공식 기자간담회 참석한 SK지오센트릭과 재활용 전문 기업 사장들이 울산ARC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더스틴 올슨(Dustin Olson)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Purecycle Technologies) 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다니엘 솔로미타(Daniel Solomita) 루프(Loop Industries) 사장, 잉 스테이튼(Ying Staton) 플라스틱에너지(Plastic energy) 부사장 (좌측부터)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글로벌 협력사 루프(Loop)의 다니엘 솔로미타 대표는 “루프는 2010년부터 에비앙(생수 회사)과 협업해 철저하게 품질을 검증하고 기술 고도화를 이뤄냈다”며 “그 과정에서 모든 검증 기준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수요>공급 시장…매출 7000억 예상

향후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다. SK지오센트릭은 공장을 짓기도 전이지만 생산될 물량의 약 30% 수준의 선주문을 완료했다. 나 사장은 “가동 전 100% 선판매까지도 가능하지만 수익성 등을 감안했을 때 70% 정도 목표를 수립했다”며 “내후년까지 70%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봤다. 앞서 SK지오센트릭은 글로벌 포장재 기업인 암코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활용한 원료 공급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다른 글로벌 협력사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PCT)의 더스틴 올슨 대표는 “연간 약 2000억t의 플라스틱이 새롭게 생산되지만 그 중 재활용되는 비율은 5~10%에 불과하다”며 “고품질의 플라스틱 재활용은 수요가 공급을 훨씬 앞선 상황이고 이러한 공급 부족 상황은 100%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한 전세계 브랜드 오너들의 수요가 충족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미 SK지오센트릭은 영국 플라스틱 열분해 전문기업인 ‘플라스틱 에너지’와 충남 당진에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울산ARC가 완공되기 전에 두 번째 열분해 공장을 짓기로 한 셈이다.

기존 플라스틱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나 사장은 “원료비 측면에서 폐플라스틱은 말 그대로 ‘폐기물’이기 때문에 납사 대비 저렴할 수밖에 없고 재활용 공정이 이산화탄소와 열에너지 발생량이 적기 때문에 운영비 측면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며 “물론 설비투자의 경우 고도화된 신기술이기 때문에 기존 설비 대비 비용이 높은 것은 맞지만 원료비 및 운영비 측면에서 절감하는 부분을 점차 키워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3개 공장 상업가동 시점을 기준으로 매출은 7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익은 2500억~3000억원을 추정했다. 나 사장은 “ARC에서 구현하는 재활용 기술은 수요 대비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장”이라면서 “2027~2028년 사이에 가격과 마진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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