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에 줌까지…중국계 IT 기업이 왜 홍콩과 선그을까

줌, 페이스북·구글처럼 "홍콩에 정보 제공 중단"
틱톡 "홍콩서 아예 철수"…중국 IT 기업 딜레마
WSJ "中정부 인터넷 차단 정책, 기업 미래 위협"
  • 등록 2020-07-08 오후 3:43:35

    수정 2020-07-08 오후 3:43:35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동영상 공유 앱인 틱톡(tiktok)에 이어 중국계 미국인이 만든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도 홍콩의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홍콩과 선긋기에 나섰다. 중국계 기업이라는 선입견을 없애고 글로벌 기업으로써 입지를 굳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줌 등 IT 기업은 홍콩에 이용자 정보 제공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등이 먼저 홍콩 국보법이 시행된 직후 홍콩 정부에 자료 제공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그 행렬에 뛰어든 것이다. 트위터와 알파벳(구글), 텔레그램 등 대부분 IT 기업들도 역시 같은 입장을 내놨다.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는 아예 홍콩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이 인도와 미국 등과 마찰을 빚으면서 틱톡은 국제사회에서 견제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 미국은 틱톡을 포함한 중국 쇼설미디어 앱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인도는 중국산 앱 접속을 차단했다.

틱톡은 중국에 사용자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고, 요청이 있더라도 거부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틱톡은 홍콩 국보법이 제정되자 아예 홍콩 시장에서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틱톡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에 미국인 최고경영자(CEO)와 수백명의 지원이 있다”며 “사용자를 위해 안전한 앱 환경을 보장하는 일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강조했다.

팡커청 홍콩중문대학교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국제화를 시도하는 중국 기업들이 직면한 딜레마를 부각시켰다”며 “현지 정책을 따르면서도 중국 정부와 국민을 불쾌하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바이트댄스가 틱톡과 더우인을 분리한 것도 같은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바이트댄스는 틱톡을 철수하는 대신 중국에서 사용 가능한 버전인 ‘더우인’으로 홍콩 시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장난(張楠) 틱톡 CEO는 “홍콩에 많은 더우인 사용자가 있고, 계속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줌은 그나마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창업자이자 CEO가 중국 산둥성 출신의 에릭 위안(위안정·袁征)인데다 데이터가 중국을 경유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엔 줌이 반중국 인사들의 계정을 폐쇄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후 줌은 이 계정들을 복구했고, 앞으로는 중국 정부가 해외 사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요청을 수락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줌에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밝히라”는 서한을 보내며 압박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차단은 한 때 자국 IT 기업들을 외국 경쟁사로부터 보호하고 성장하게끔 하는데 도움을 줬지만, 지금은 처음으로 세계 주류가 된 중국 인터넷 회사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줄리엔 차이세 홍콩성시대 법학 교수는 “이들 기업이 정치적 영향을 무시하고 운영할 수 있던 황금시대는 지났다”며 “그들은 이제 어디로 갈지, 얼마나 타협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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