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하며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유흥시설 업주들이 또 다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장기간 영업을 못하다가 문을 연 지 한 달 남짓 된 시점에서 또 문을 닫게 되자 생계에 위기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유흥시설만 집합금지 조치를 내리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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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24일 0시부터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며 △음식점은 오후 9시까지 정상영업, 그 이후로 포장·배달만 허용 △카페는 포장·배달만 허용 △노래연습장은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 △유흥시설 5종(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헌팅포차)은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유흥시설에 해당하는 단란주점·유흥주점·콜라텍 등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장기간 집합금지로 많은 이들이 폐업 등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안양에서 40년째 라이브카페를 운영하는 60대 김충진씨는 “지난 2월부터 가게 문을 열었다가 닫았다가 벌써 세 번째 영업을 못하는데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지난달 1단계가 돼서 한 달 정도 영업했는데 매출도 회복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콜라텍을 운영하는 업주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콜라텍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약 8개월간 가게 문을 열지 못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콜라텍을 운영하는 고재철(60)씨는 “정년퇴직한 뒤 모은 돈 전부를 투자해 가게를 열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너무 어려워 집까지 팔았다”며 “이 상태로 한두 달 더 가면 정말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오호석 한유흥음식업중앙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유흥시설들이 집합금지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방역조치에 협조하며 무던히 애를 썼는데 이번에 또 문을 닫게 됐다”며 “현재 빚을 내더라도 먹고 살 수 없을 정도로 생활고에 허덕이는 업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일반음식점과 카페, 노래연습장은 제한적인 영업이 가능한데 유흥업소만 전부 문을 닫으라고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보였다. 영세 유흥업소의 경우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는데 일괄적으로 모든 가게를 닫으라고 하는 건 영세사업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라는 것이다.
유흥업주 김씨는 “문을 닫으라고 할 거면 전체 업종이 형평성 있게 닫아서 이동을 제한하고 방역을 할 것이지 왜 우리만 집합금지인지 이해가 안 간다”며 “손님들 대부분이 카페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유흥업소를 온다. 1차로 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데 식당에서 손님을 받는다면 코로나19가 종식될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콜라텍 업주 고씨도 “체육시설로 분류된 무도회장들은 버젓이 영업을 하는데 콜라텍이라는 이유로 못하게 하고 나라에서 보상해주는 것도 없으니 악에 받치는 것”이라며 “영업을 규제하더라도 문이라도 열어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사람이 살아나갈 게 아니냐”고 성토했다.
강명구 전국콜라텍연합회장은 “물론 나라가 먼저니 협조해야겠지만 아무 대책도 없이 문을 닫으라고 하면 우린 먹고살 게 없어 다 굶어 죽는다”라며 “단계별로 인원을 줄여서라도 영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