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 없이 플랫폼 규제하면 미국 빅테크만 유리해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먹통 사태로 공정위 플랫폼 독과점 규제 시도는 비약"
"과기부 장관은 소신 가져야..기재부에 끌려다니면 안되"
"SK 데이터센터 설계 다시하고 카카오 DR관점 이중화해야”
"망사용료법 대상은 5개..구글, 유튜버 동원 사실 왜곡"
  • 등록 2022-10-26 오후 4:12:37

    수정 2022-10-26 오후 7:27:5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우리나라는 그나마 자체 플랫폼 사업자들이 있어 미국의 빅테크들과 경쟁합니다. 벽과 규제를 만들면 외국 사업자들에게는 안 먹히잖아요. 플랫폼 규제 강화는 국내 플랫폼을 다 죽이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변재일·조승래 의원과 함께 IT 전문가로 꼽히는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을 25일 만났다. 국감이 끝난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플랫폼(부가통신사)규제강화 도입 시도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단호했다.

윤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거대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각 나라의 상황을 살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규제 강화에 나서는 것은 (구글·애플·아마존·메타 등) 몇 개 사업자들이 엄청나게 커져 미국 경제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고, 유럽은 얘들(미국의 빅테크들)이 다 먹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먹통 사태로 공정위 독과점 규제 시도는 비약”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들이 장기간 먹통이 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기업결합(M&A)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긴 플랫폼 독과점 대책을 내놓았다. 공정위의 갑작스러운 행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 서비스 장애를 두고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망이지만, 사실 국민 입장에서보면 국가기간통신망과 다름 없다”고 언급한 뒤 나왔다.

윤 의원은 “불이 나서 보완책이 필요하면 보완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공정위가 독과점 이슈를 들고 나온 것은 완전 비약이다. 대통령 발언으로 모든 부처가 이참에 관할권을 넓혀보겠다고 경쟁한다. 이러면 우리 플랫폼들의 싹을 다 자르게 된다”고 우려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해서도 “이종호 장관은 자신이 이 시대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분야 장관으로서 뭔 일을 해야 하는지 소신이 없다”면서 “어떻게든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지는 확실해야 하는데, 기재부에 끌려 다닌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자유를 강조하는데 불이 나서 불통이 됐다고 갑자기 독점의 문제를 끌고 나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본인이 말한 자유와 민간의 자율성 강화라는 철학에 맞는가. 180도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SK 데이터센터 설계 다시 하고, 카카오 DR 관점 이중화해야”


이번 화재는 배터리에서 시작돼 책꽂이 2개 정도의 넓이를 태우는데 그쳤지만 사고 발생 5일째에야 데이터센터 전원 공급이 완료되고 카카오 서비스가 정상화되는 등 피해가 컸다.

윤 의원은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무정전전원처리장치(UPS)로 가는 인입 출력선이 타서 아직도 카카오로 들어가는 서버의 83%는 UPS 지원을 못 받고 이 때문에 네이버는 서버실을 3층에서 5층으로 아예 옮겼다”면서 “SK는 이번 기회에 데이터센터 설계도를 다시 짜야 한다. 배터리랙 위에 메인 케이블이 지나는 문제나 겹벽이 부족한 문제, 전기실에 주전력·보조전력·배터리 등을 모두 한 곳에 모아둔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카카오에 대해서는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시작해 파생한 서비스들이 얼키설키 붙어 있어 이를 다시 DR(Disaster Recovery, 재해복구) 관점에서 다시짜야 한다”면서 “이처럼 아키텍처를 다시 짜려면 인프라와 서비스 모두를 이해하는 조직이 필요하고, 돈도 많이 든다. 카카오의 인프라가 완벽해지려면 5년, 10년 등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데이터센터를 재난관리대상에 포함하는 법안 논의가 한창이다. 그는 “이중화를 검증받을 수 있는 부분은 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수시로 정보기관 등이 개입해 데이터를 볼 수 있는 구조는 절대로 안 된다. 그러면 AWS나 구글 같은 곳은 못 건드리고 결국 우리 기업만 피해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을 만들 때나 실행할 때, 역차별 문제를 없애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윤 의원은 인앱결제강제방지법을 국회에서 만들었지만, 구글이 우회해 서비스를 하고 있는 점을 상기했다. 인앱결제강제방지법은 구글과 애플 등 앱스토어에서 자사 앱 내 결제만 허용하는 걸 금지하는 법안이다. 하지만, 구글은 앱내에서의 3자 결제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법을 어기고 수수료를 올렸다. 그는 “필요하면 구글의 회피를 막기 위한 법 개정안을 내겠지만, 구글은 또 우회 안을 낼 꺼다. 연구가 필요하다”고 고민을 내비쳤다.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망사용료법 대상은 5개 업체뿐…유튜버 동원해 사실 왜곡”

윤 의원은 본인이 대표 발의한 ‘망사용료협상의무화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구글이 유튜버들을 동원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법안은 (구글이나 넷플릭스가) 망사용료를 계속 회피하는 부분에 대해 부담을 갖고 협상하도록 하는 것으로 처벌 조항도 강한 권고 수준으로 설계했다”면서 “뿐만 아니라, 통신사(ISP)에게도 자사 트래픽과 관련된 자료를 공개토록 해서 콘텐츠기업(CP)입장에선 자기가 내는 망 대가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법안의 대상은 국내 인터넷 트래픽 1%이상을 점유하는 5개 기업(‘21년 4분기 기준)인 구글, 넷플릭스, 메타, 네이버, 카카오만 대상이어서 스타트업들에게는 피해가 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구글이 유튜버들을 동원해 법안 반대 운동을 하는 것은 자사 서비스(유튜브)에 갇혀 있는 대중(유튜버)을 동원해 정책에 개입하려는 것으로 지금까지 전혀 본 적이 없는 방식”이라며 “유튜버들은 직접 손해를 보는 게 없는데 구글이 일방적으로 사실을 곡해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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