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계약자 2만가구 보호 최우선…피해 하도급사엔 상환유예 등 지원(종합)

[태영건설 워크아웃]정부, 건설·금융시장 안정 총력
태영, 은행권 차입금만 7200억 규모
기재부·국토부·금융당국 긴급 회의
HUG·주금공 보증 통해 사업 지속
사업 진행 어려울땐 분양대금 환급
영향 큰 하도급사 채무 1년 상환유예
자금시장 경색 예방에 6조 보증 지원
  • 등록 2023-12-28 오후 7:22:58

    수정 2023-12-28 오후 10:03:29

[이데일리 정병묵 김국배 정두리 기자]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16위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결국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을 신청하면서 정부가 후폭풍 차단을 위한 선제 조치에 나섰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은 근거법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적용 첫 사례다. 지난 2013년 쌍용건설 이후 10년 만에 시공순위 30위권 이내 대형 건설사의 워크아웃이다.

워크아웃은 금융채권자협의회에 의한 공동관리절차로서 채권 금융기관이 거래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시킴으로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높이는 제도로 채권회수 가능성이 기업회생(법정관리)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정부는 PF 사업장과 협력업체, 수분양자 현황을 바탕으로 진행 가능한 사업은 계속 이어가고 사업이 불가능하면 사업장을 매각하거나 대체시공사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다만 태영건설에 수천억원대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은 행여 대출 회수가 어려워질까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HUG·주금공 사업자 보증 통해 사업 추진·정리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산업은행 등은 28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관련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우선 태영건설 PF 사업장 정상화를 유도한다. 올 9월 말 기준 금융권이 대출·채무보증 등을 보유한 태영건설 참여 PF 사업장은 60개로, 브릿지론 사업장 18개, 본PF 단계는 42개다. 각 사업장의 유형과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25조원 규모의 △PF 대주단 협약 △PF 정상화 펀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 PF 사업자보증 △HUG 분양보증 등을 통해 사업추진과 정리를 진행한다.

정상 사업진행이 어려운 사업장은 대주단과 시행사가 시공사를 교체하고 PF 정상화 펀드를 통한 재구조화, 사업장 매각을 추진한다. 현재 태영건설이 공사 중인 주택사업장 중 분양 계약자가 있는 사업장은 22개, 1만 9869가구다. 이 중 14개 사업장(1만 2395가구)은 HUG의 분양보증에 가입했다. 이곳은 태영건설이 계속 공사를 맡거나 필요 시 시공사 교체 등을 통해 사업을 진행한다. 사업 진행이 곤란하면 HUG 주택 분양보증을 통해 계약자에게 분양대금(계약금·중도금)을 환급한다.

공공주택 등 태영건설이 진행 중인 공사는 현재 140건이다. 이는 수익성 검토를 거쳐 태영건설이나 공동도급사가 공사를 맡아 진행할 계획이다. 어렵다면 신탁사 또는 보증기관이 대체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이행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한 협력업체는 581개사로, 1096건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1096건 중 1057건(96%)이 건설공제조합의 하도급 대금 지급보증 가입 또는 발주자 직불합의가 돼 있다. 원도급사 부실로 협력업체가 하도급 대금을 받지 못하면 보증기관 등을 통해 대신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또한 태영건설에 대한 매출액 의존도가 높아(30% 이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하도급사는 우선 금융기관 채무를 일정 기간(1년) 상환유예해주거나 금리감면 등을 지원한다. 이번 워크아웃 신청으로 가장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건설사의 회사채·기업어음(CP)과 건설사 보증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해서도 증액해 차환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서울 성동구 태영건설 개발사업부지 모습(사진=연합뉴스)
수천억 빌려준 금융기관 촉각…충당금 부담

태영건설에 수천억원대 대출을 내준 금융기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짐과 동시에 추가 충당금 적립 등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올해 3분기 말 장기 차입금 총액은 1조 4942억원, 단기차입금 총액은 66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내 은행권에서 빌린 금액은 장기 차입금 4693억원, 단기 차입금 2250억원 등 총 7243억원이다.

은행권에선 벌써 순이익 감소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돈을 빌려준 채권 은행은 대손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두는 돈)을 대규모로 적립해야 하기 때문에 순이익이 줄어든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신청한 기업은 워크아웃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이 있기 때문에 해당 기업에 여신을 보유한 은행은 신용등급 하락에 맞춰 충당금 적립을 추가로 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은행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출금 회수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위기 확산 원천 차단…“쓸 수 있는 카드 다 쓴다”

정부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시장 불안이 확산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비 아파트 사업장에 대한 6조원 규모의 건설공제조합 건설사 보증 등 기존에 마련한 부동산 PF 관련 대책을 시행하고 국토부·기재부·금융위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건설업계 전반으로의 불안심리 확산 방지를 위해 추가적인 건설투자 활성화 방안도 내년 초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저신용 기업에 시장성 자금을 조달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P-CBO는 개별기업의 회사채, 대출채권 등 유동화자산을 기초로 발행되는 유동화증권이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으로 회사채등급을 최우량등급(AAA)으로 높여 직접금융시장에 매각해 기업 자금을 지원한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우선 태영건설 관련 사업장의 분양 계약자와 협력업체의 예기치 못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관계기관이 함께 미리 마련해 놓은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하게 대응하겠다”며 “금융시장 안정조치를 확대하고 추가적인 건설업 종합지원 대책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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