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4월부터 일과 후 병 휴대전화 사용이 전 부대로 확대돼 훈련병 등을 제외한 36만여 명의 병사가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실시한 시범운영 결과에 따르면 휴대전화 사용이 병사들의 소통여건 개선과 심리적 안정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병사들은 휴대전화를 대부분 SNS(38.4%)와 전화·문자(23.2%) 등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외부와의 소통여건은 현격히 개선(96.3%)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병-간부 간 소통이 활성화(67.4%)됐다는 인식이 많았다.
휴대전화 사용이 군 생활 적응(79.1%)과 만족(70.4%) 정도, 그리고 자기개발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83.7%)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휴대전화 사용 병사가 그렇지 않은 병사 보다 우울, 불안, 소외감이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야전부대에 배치된 병영생활전문상담관 대부분(79%)이 병사들의 긍정적 변화를 체감하고 있으며,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담 빈도도 감소(42.5%)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병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병영생활 고충상담과 병에 대한 징계와 폭언·폭력·가혹행위 등의 범죄는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병영생활전문상담관과 국방헬프콜센터에 접수된 고충상담은 2018년 대비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복무부적응, 심리·정서 및 이성과 진로 문제 등의 감소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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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긍정적 사례가 다수 확인됐지만, 일부 우려되는 문제점도 있었다. 군사비밀 유출 등 보안사고는 발생하지 않았고, 사용인원 대비 규정·지침 위반행위의 발생비율은 전체 사용인원 대비 0.2%(5월 기준) 이었다. 다만, 도박 및 음란 유해사이트에 접속하는 인원들이 일부 나타났다. SNS 활동 급증에 따라 온라인 상 욕설, 비하, 성희롱적 발언 등 군 기강 문란으로 비칠 수 있는 일탈행위 방지대책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최근 식별된 장기간에 걸친 고액 사이버 도박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재발 또는 확산 방지를 위해 보다 강도 높은 교육과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이버 도박, 휴대전화 과의존 및 부대 단결 저해요소 차단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 등 전문기관과 협업해 교육을 강화해 나가면서 관련분야에 대한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의 상담 역량 강화와 도박 등 유해사이트 차단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시범 운영 결과 점검에서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점호 준비 등 기본 일과 진행에 일부 영향을 준다는 야전부대의 의견을 수렴해 사용 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사용하던 것을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로 바꾼 것이다. 또 휴일의 경우에도 기존 오전 7시에서 오후 10시까지였던 것을,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로 조정했다. 단 지휘관 재량 하에 사용시간 연장을 가능토록했다.
국방부는 “병 휴대전화 사용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현재의 시범운영을 연장해 보안사고 등 우려되는 부작용 예방을 위한 각종 대책을 최종 점검한 후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면서 “부대 내 휴대전화의 촬영 기능 통제를 위한 보안통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돼야 한다는 조건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향후 충분한 시범운영을 통해 제반 대책들을 재점검해 부정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엄정한 신상필벌과 자율과 책임에 입각한 휴대전화 사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