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초대석]박종호 산림청장 “사람 중심의 산림정책 펼 것”

1일 이데일리 초대석 출연
오는 2030년까지 국유림 비중 30%까지 확대 목표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한 산불 대응 박차
  • 등록 2020-04-01 오후 3:01:23

    수정 2020-04-02 오전 9:56:09

[이데일리TV 유재희 기자] “최대 다수의 인간이 가장 오랜기간 산림의 혜택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산림정책의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 사람 중심의 산림정책이 가능해지도록 앞으로 산림복지서비스 인프라를 도시지역에 집중 구축하겠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1일 이데일리 초대석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박 청장은 “현재 우리 국민의 9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며 “산림서비스 정책도 숲이 많은 곳에서 사람이 많은 곳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수요가 변화하는 것에 맞춰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앞으로 산림복지 정책은 기존 정부주도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함께 해야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성공할 수 있다”며 “그 일환으로 민간의 산림복지 관련 자격증 소지자나 전문가들이 산림복지 전문업을 창업해 정부와 민간 수요로 함께 만들어 가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종호 산림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숲의 가치는 뭐라고 생각하나?

△숲은 인간의 삶 그 자체다. 인류사적인 측면에서 보면 원시시대부터 숲에서 태어나고 성장해 진화해 온 것이 오늘날 인류의 모습이다. 인간이 매일 숨 쉬는 산소를 만들어내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나무 책상, 종이, 화장지 등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필수품들이 숲에서 나온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해 많은 변화가 있더라도 숲이 없는 인류는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 미세먼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산림청의 정책은?

△ 국민의 수요조사를 통해 신규사업으로 발굴한 도시바람길숲과 미세먼지 차단숲을 조성하고 있다. 도시바람길숲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시에서 추진한 사례를 벤치마킹한 정책으로 도시외곽의 찬바람을 끌어들여 도심의 정체된 오염 및 미세 먼지를 해소하는 것이다. 전국에 17개소가 조성돼 있다. 미세먼지 차단숲은 산업단지, 화력발전소 등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주변에 숲을 조성해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도시숲을 통해 20~30% 정도의 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도시 외곽에 미세먼지에 강하고 흡착, 흡수효과가 좋은 수종을 선정해 나무심기와 숲가꾸기를 추진하고 있고 실외정원, 공공 시설내 실내 정원 등도 함께 조성하고 있다.

-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산림청의 대응은?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성장과 함께 황폐된 산림을 푸르게 만드는데 성공한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로 인정 받고 있다. 산에 나무가 얼마나 있는가 하는 지표가 임목축적인데 60년전과 비교해 15배 확대됐다. 통상 나무 1t은 3.67t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한다. 산림청은 우리나라가 빠른 경제성장으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면서도 울창하게 가꾼 숲을 통해 많이 흡수하는 성과를 중심으로 기후변화 협상 전략에 잘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파리협정에 맞춰 2030년까지 3억150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데 전체의 7%인 2200만t을 산림에서 담당할 계획이다. 숲에 나무 심고 가꾸기와 목제품 이용, 산림바이오메스 에너지 이용 증진 정책 등을 통해 감축할 방침이다.

- 산림 보호를 위해 목재, 종이 등의 사용을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 건가?

△과학적으로 인공림이 천연림보다 목재생산기능이 3배에서 5배 높기 때문에 일정 부분의 산림은 인공림으로 조성해 천연림을 보호하고 있다. 환경적으로도 나무가 일정기간이 지나서 더 이상 크지 않는다는 것은 노령화로 이산화탄소의 흡수, 저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확해서 목재로 쓰고 다시 어린 나무를 심어서 자라게 해야 한다. 즉 다 자란 나무는 베어서 쓰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필요하다는 얘기다.

- 올해 산림청의 최우선 과제는?

△국민에게 삶의 질을 높이는 편안한 쉼터를 만들고 그 속에서 임업발전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산림을 지속가능하게 경영하면서 임업이 발전하고 임업인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림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85%의 목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경제수종으로서 갱신과 숲가꾸기 등의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산림을 통해 2만5000개의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재정 일자리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서 전국에 산림일자리 발전소를 운영해 주민 사업체 발굴이라든지 공동체 중심의 산림비지니스 육성에도 계속 힘쓸 계획이다.

- 현재 일자리창출 추진 상황은?

△2만5000개의 일자리 중 6500개는 신규일자리다. 우선 공공분야에서는 산불·산사태 등 산림재해분야 인력 확충과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산림복지·휴양시설, 국가수목원 운영인력 채용, 그리고 취약계층을 위한 재정지원 직접 일자리 사업이 있다. 민간분야에서는 생활형 산림 SOC 등 산림인프라 및 숲가꾸기 사업을 확대해 산림분야 종사자에게 고용기회를 확대하고 나무의사, 목재교육전문가, 산림레포츠지도사 등 산림서비스 수요에 필요한 전문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 기존 임업인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우리나라 산림의 3분에 2가 사유림(개인 소유 산림)이다. 사유림 소유자나 임업을 하는 분들이 산림의 환경, 공익기능 때문에 임업생산에 많은 규제를 받고 있다. 최근에 도시공원일몰제와 관련해 대법원에서 환경·공익 목적으로 산지의 활용을 규제만 하는 것은 사유재산 침해에 해당된다는 판결이 나온 이후 이의 제기가 급증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고자 취임이후 임업직불제 및 산림세제 개선 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 전문가, 임업인 모두 참여해서 사회적 합의 형식으로 결론을 도출할 계획이다.

- 사유림 비중이 많은 만큼 국가가 관리 할 수 있는 산이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산림정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대응 방안은?

△산림청은 1996년부터 ‘국유림확대계획’을 수립하고 산림자원 증축과 환경기능 제고를 위해 사유림 매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약 7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유림 비중을 21.7%에서 26%까지 확대했다. 또 지난해 ‘제2차 국유림확대계획’을 수립해 국유림 확대목표 방향을 새롭게 정비했다. 1차 계획은 목재생산인 경제적 기능을 중시해 산림경영임지 확보에 중점을 뒀지만 제2차 계획은 산림의 공익기능인 산림생태·생활환경 등의 유지·증진을 중점목표로 설정했다. 2030년까지 선진국 수준(30%)의 국유림 확대를 목표로 매년 사유림을 매수할 계획이다.

- 산림청의 산림복지 서비스가 이슈다. 정책 방향성은?

△산림청은 생애주기 산림복지서비스 제공이라는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어린이를 위한 태교숲·유아숲체험원·숲유치원, 청장년을 위한 숲교육·휴양림·숲치유원은 물론 인간의 사후를 위한 수목장림까지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이 있다. 산림복지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인프라 확충, 전문인력 양성, 콘텐츠개발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산림복지정책과 관련해 앞으로 정부주도에서 벗어나 민간과 함께 해야만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이에 따라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산림치유지도사, 숲길등산지도사 등 민간의 산림복지 관련 자격증 소지자나 전문가들이 산림복지 전문업을 창업해 정부와 민간 수요로 함께 만들어 가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앞으로는 산림분야 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복지 등 다양한 분야와 함께해 정책의 시너지가 발휘되도록 하겠다.

- 코로나19와 관련해 산림분야에서 대응방안이나 지원방안이 있나?

△3월부터 코로나 대응반을 구성해 24시간 관리 및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우선 임업과 임업인의 피해 현황을 파악해 재정조기집행을 통해 경제활성화 노력을 하고 있고 산림청과 소속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연휴양림, 숲체험원, 치유원 등에 대한 방역, 이용객 관리 등 필요한 조치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 또 중대본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자가격리 시설 지정 요청이 있을 경우 산림청이 보유하고 있는 시설을 적극 제공하고 있다.

- 오는 2021년 세계산림총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세계산림총회는 UN에서 6년마다 개최되는 산림올림픽으로 보면 된다. 지난 1978년 인도네시아에서 개최한 이후 43년만에 아태지역에서 개최되는 행사로 우리나라가 우수한 산림복지 정책, 산림녹화 성공사례, 산불대응시스템 등을 통해 높은 경쟁을 뚫고 유치하게 됐다. 철저히 준비해 성공적인 총회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먼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의 산림의 역할은 물론 우리정부의 중요 외교 아젠다인 신남방·신북방 정책과 연계하겠다. 또 우리나라의 PFI(평화산림이니셔티브)를 주요의제로 해 산림을 통한 평화구축 분위기를 확산시켜 남북관계 개선에도 기여하겠다.

- 우리나라의 산불대응시스템이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는데 산불 대응 시스템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리나라는 매년 650건 정도의 산불이 발생해서 3000ha의 산림이 소실되고 있다. 산불발생 원인의 95%이상이 사람의 실수에 의한 부분이어서 잘 대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산불대책을 차별화해 2000년대 이후 대형산불이 발생되고 있는 동해안 지역과 그 이외의 지역으로 구분해서 피해가 큰 대형산불 예방 및 진화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강원도 동해안 대형 산불 이후로 도입된 초대형 헬기 2대를 강릉·원주 지역에 배치, 산불특수진화대 집중 배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드론을 통한 산불 감시 및 진화, 스마트 CCTV, 소화탄 도입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산불 대응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산림청의 향후 계획 및 목표는?

△산림정책의 궁극적 목적은 ‘최대 다수의 인간이 가장 오랜기간 동안 산림의 혜택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산림의 경제·환경적 가치를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장 오랜기간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나무 심고 가꾸고 산불 끄고 재해방지하는 기능을 중점적으로 수행했다면 앞으로의 정책 방향은 ‘사람중심’이다. 현재 우리 국민의 9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는 만큼 산림서비스 정책도 숲이 많은 곳에서 사람이 많은 곳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본다. 정책수요가 변화하는 것에 맞추어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즉 산림청의 고유 미션인 나무 심고 가꾸기, 산림재해 대응, 임·산업육성 등은 숲이 많은 곳에서 하고 산림복지서비스 인프라는 사람이 많은 도시지역으로 내려와야 ‘사람중심의 산림정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컨데 휴양림을 산과 계곡이 좋은 강원도, 경북 등에 만들것이 아니라, 도시나 도시인근에 만들어야 저출산·노령화 사회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박종호 산림청장이 출연하는 이데일리 초대석은 1일(수) 오후 5시 30분에 본방송, 4일(토) 오후 4시, 5일(일) 13시에 재방송된다. 한편 이데일리TV는 케이블방송, IPTV, 스카이라이프, 유튜브, 이데일리TV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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