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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건물붕괴, 총체적 부실…"먹어가기 철거방식부터 잘못"

17명의 사상자 발생한 건물 붕괴 사고
HDC “지지대 세우고 반대에서 밀어내는 방식 철거”
전문가 “요즘 누가 그런 방식으로 철거하나”
지지대 약하고 기둥 무너지면서 순식간 붕괴
  • 등록 2021-06-10 오후 4:33:19

    수정 2021-06-10 오후 4:33:19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사고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철거 공법과 안전 지침 위반이 사고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이에 정부는 신속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합동수사팀을 꾸렸다.

9일 발생한 17명의 사상자를 낸 철거 건물 붕괴사고와 관련, 사고 발생 수 시간 전 철거 현장 장면을 촬영한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독자, 연합뉴스 제공)
“왜 건물이 갑자기 넘어졌을까”

1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22분께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주택 재개발사업 근린생활시설 철거현장에서 5층 규모의 건물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건물 잔해가 왕복 8차선 도로 중 5차선까지 덮쳤고, 정류장에 정차했던 시내버스 1대가 깔렸다. 이 사고로 버스 탑승자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은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매몰된 인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철거 작업 방식이 사고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이번 철거는 건물 옆에 흙벽을 세우고 반대쪽에서 건물을 밀어내 철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통상 고층 건물의 경우 위에서부터 아래로 철거하는 식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5층의 저층건물인데다가 평지에 위치해 있어 반대쪽에 지지대를 세우고 건물을 지지대쪽으로 밀어 부수는 일명 ‘먹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는 게 HDC측의 설명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사법이 흔히 쓰이는 방식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이병희 기술사는 “밀어내는 방식으로 철거하는 것은 최근이 아닌 한참전에 시행했던 방식이며, 안정성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지대가 약하면 건물 잔해를 지지하지 못해 부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한수 건설산업연맹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위에서부터 한 층 한 층 제거하는 동시에 하중에 부담을 주는 철거 잔해를 그 때 그 때 치우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며 “이번 철거 현장에선 이러한 과정이 생략되고 바로 건물이 부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철거 공법뿐 아니라 작업 자체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홍근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위에서부터 부숴지는 게 아니라 나무가 부러지듯이 90도로 넘어진다”며 “이는 하중을 견디는 1층의 기둥이 무너지면서 건물이 갑자기 기운 형태”라고 설명했다. 저층의 기둥을 급하게 무너뜨리면서 발생한 사고라는 견해다.

광주에서 발생한 철거건물 붕괴사고에 사과하는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사진=연합뉴스)
도로 통제도 미흡…경찰, 원인 규명 수사 나선다

해당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도로 통제 등도 미흡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시와 경찰에 따르면 건물 붕괴사고 당시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인도를 통제했지만, 차도는 통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차량 통제를 하지 않은 사실이 업무 과실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원청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철거 잔재가 외부로 떨어질 수 있어서 현장 외부 신호수를 2명 배치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적정하게 대피 신호를 줬는지는 공사관계자들이 조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해체 공사 감리자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의 붕괴 방지와 교통안전, 추락사고 등의 대책을 전담하는 감리자 등이 현장을 통제해야 하지만, 이 같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광주 동구청 관계자는 “철거업체 시공자와 감리자 등을 형사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합동수사본부는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전반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며 “과실이 드러나면 예외 없이 엄정하게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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