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기업인자문기구 "트럼프 한미FTA 재협상? 신중해야"

로드 에딩턴 JP모간 호주·뉴질랜드 대표와 황반쭝 베트남상공회의소 부의장, 리차드 캔터 무디스 최고위기책임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빌딩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ABAC 2차 회의 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로드 에딩턴 대표, 황반쭝 부의장, 캔터 최고위기책임자.

[글·사진=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우리는 자유무역을 지지한다. 트럼프의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발언은 신중했어야 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산하 기업인 자문위원회(ABAC)는 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입장을 전하고 2017년 2차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ABAC은 지난 1996년 설립돼 APEC 통상 장관회담에 앞서 민간 기업 차원의 의견을 논의하고 주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자문기구다. 다음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APEC 통상장관 회의에 앞서 지난 2월 태국 방콕에서 1차 회의를 가진데 이어 이번에 2차 회의를 통해 최종 의견을 정리했다.

이들은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2차 회의 의장을 맡은 황반쭝 베트남상공회의소 부의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자유무역은 빈곤 퇴치, 기업의 생산성 향상 등에 기여하지만 보호무역은 고용을 위축시키고 식량 안보를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계화가 마치 경제침체나 실업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실제 문제는 기술 등 다른 요소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통상 장관회의에 제출할 보고서에 서비스·무역의 자유화와 세계무역기구(WTO)의 중요성, 포괄적 자유무역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을 담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발언에 대한 질문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브리핑에 함께 배석한 무디스의 리차드 캔터 최고위기책임자(ABAC 지역통합위원장)는 “(미국 기업인의 대표로서)세계 통합과 자유무역을 적극 지지한다”며 “각국 통상장관의 회담에서 자유무역 수호를 어떻게 달성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우리(ABAC)는 전 세계 자유무역과 지역통합에 대해 지지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북한의 핵 위협이 자유무역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평화 담보가 경제 번영의 필수 조건이며 북핵 위기가 부정적 요소란 것이다.

투자은행 JP모간의 로드 에딩턴 호주·뉴질랜드 대표(ABAC 지역통합위원장)는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생활수준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선 평화가 필수”라며 “아시아에서 거의 40년간 평화가 지속돼 한반도 등 아시아 경제발전이 가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