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리고 싶은 하루” 채권시장, 연휴 직후 패닉…10년물 금리, 4.3% 돌파

10년 국채선물, 사상 최초 하한가 마감
국고채 현물 금리, 일제히 20bp 내외 급등세
“미국채 10년물 금리 5.4%까지 열어둬야”
미국채 장기물 ETF 집중 매수한 서학개미
“금리 하락 재료 부재, 당분간 손실 불가피”
  • 등록 2023-10-04 오후 6:00:52

    수정 2023-10-04 오후 7:29:42

[이데일리 유준하 김인경 기자] “사실 너무 황당해서, 그냥 잊어버리고 싶은 하루였습니다.”

한 국고채 딜러는 연휴 직후 폭락한 채권 시장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10년 국채선물은 사상 최초 하한가를 기록했고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30bp(1bp=0.01%포인트) 넘게 오른 4.3%를 기록해 작년 10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이다. 채권시장은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이날 채권시장에 따르면 10년 국채선물은 일일 가격제한폭(2.70%)에 해당되는 291틱 하락한 104.99를 기록, 사상 최초 하한가를 기록했다. 한 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연휴 간 미국채 금리 급등을 한꺼번에 반영한 데다 30년물 국고채 입찰까지 겹치면서 채권 매도세가 컸다”고 짚었다. 3년 국채선물도 81틱 급락한 102.24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현물도 일제히 약세였다. 특히 장기물 위주로 금리가 폭등했다. 국고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2.1bp 오른 4.351%를 기록했다. 작년 10월 24일(4.503%)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년물과 30년물도 각각 30bp, 30.3bp 오른 4.246%, 4.199%에 마감했다. 10년물과 20년물은 금리 급등폭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2월 2일(34bp씩) 이후 최대폭 올랐다. 30년물은 2012년 발행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국고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22.4bp 오른 4.108%에 거래를 마쳤다. 5년물은 전거래일 대비 26.1bp 오른 4.203%를 기록했다. 각각 작년 11월 8일(4.156%, 4.25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급등폭은 작년 9월 26일(34.9bp, 37bp)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에선 연휴 간 미국채 금리 상승분을 반영해 약세를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지난달 미 국채 금리가 40bp 가량 오를 때 우리나라는 절반 정도만 올랐는데 이날 덜 오른 폭을 한꺼번에 반영한 듯 하다”고 말했다.

당분간 미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만큼 국내 국고채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채 10년물 기준 5.4%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미국채 10년물 기준 5.3%까지는 일차적으로 열어둔 상황”이라면서 “한국은 미국 금리를 가장 잘 따라가는 나라인 만큼 현 수준에서 추가로 30~40bp 상승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채 금리 추가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미국채 ETF를 매수한 서학개미도 근심이 쌓여가는 모양새다. 올해 1월 2일부터 10월 3일까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은 다름아닌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채 불3X 셰어즈’(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TMF)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9억6532만달러(1조3132억원)에 달한다.

이 ETF는 만기가 20년 이상인 미 국채로 구성된 ‘ICE U.S. 20년 이상 미국채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한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국채 가격이 상승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다. 하지만 미국이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 속에 TMF ETF도 손실을 지속 중이다. 1월에는 8~9달러 선에서 움직이던 이 ETF는 지난 3일 4.22달러로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서학개미들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금리 하락을 이끌만한 재료들이 부재한 만큼 전환점을 맞기에는 쉽지 않은 국면”이라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상큼한 'V 라인'
  • "폐 끼쳐 죄송"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