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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언론에 다 나와 있는 내용대로”라고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미래에셋대우(006800)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을 2조500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 9일 KDB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했다. 지금까지 지불한 돈은 계약금 2500억원 뿐이다. 이달 27일로 예정됐던 인수 계약 종료일은 이미 지났다. 이게 언론에 나온 내용의 전부다.
정 회장은 계약 종료일을 이틀 앞둔 지난 25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만났다.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설이 가라앉고 인수의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 회장과의 회동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말을 아꼈다.
아시아나항공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단단히 앓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영업 적자 2920억원을 냈다. 비행기가 멈춰서 언제 회사가 흑자로 돌아설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는 4조8952억원으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1조5085억원)의 3배가 넘는다. 회사의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6280%에 이른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해 부채 비율을 300% 아래로 낮출 생각이었다. 목표와 너무 멀어졌다. 돈을 얼마나 더 넣어야 할지 가늠할 수 없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에 끝까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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