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가격 4배 인상"…중요성 커지는 백신주권

1도즈당 30달러→110~130달러로 인상
예상치 넘는 인상폭에 화이자·모더나·노바백스 주가 강세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가격 변동 계획 없다"
스카이코비원 1도즈당 14달러…가격 경쟁력 부각될 것
  • 등록 2022-10-25 오후 4:49:50

    수정 2022-10-25 오후 4:49:50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화이자(PFE)가 코로나19 백신 가격을 4배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모더나(MRNA)도 곧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정부가 대량으로 구매하지 않고, 이제 민간에서 백신을 사들이는 단계로 넘어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체 개발 백신이 없는 국가의 경우 큰 대안 없이 인상안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자체 개발 백신을 갖고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국내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개발한 ‘스카이코비원’이 국내 승인을 받았고, 가격 변동 계획이 없어 안정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코로나 백신, 정부→민간으로 구매 주체 변화

25일 CNN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을 1도즈(1회 용량)당 110~130달러에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미국 정부가 대량으로 백신을 사들였지만, 내년 초 공급 계약이 만료되면서 이제 민간에게 개별적으로 화이자가 판매하게 되는 영향에 따른 결정이다.

미국 정부와 계약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단가는 1도즈당 30달러여서 4배 가까이 가격을 인상하게 되는 셈이다. 외신을 종합하면 화이자와 함께 메신저리보핵신(mRNA) 백신의 선택지인 모더나 역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르면 올해 가을부터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진단키트 등을 정부 차원에서 구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미국과 국내 등 대부분 국가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데 개인이 내는 비용이 없다. 다만 이제 민간 각 개인이 의료보험 등을 통해서 접종을 받아야 하는 시점으로 변화하게 되면 의료 서비스에 대한 개인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 예상치 뛰어넘는 인상 폭에 주가 강세

이 영향에 화이자와 파트너사인 바이오엔테크(BNTX), 모더나, 노바백스(NVAX) 등 미국의 백신 개발 업체들은 일제히 동반 상승했다. 공식적으로 인상 계획을 밝히지 않은 노바백스도 인상 기대감이 작용하며 하루에만 12.57% 상승했다. 4배를 올리는 가격 인상 폭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라는게 시장의 분석이다.

SVB증권은 모더나의 투자 등급을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에서 ‘마켓퍼폼(시장수익률)’으로 상향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백신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모더나처럼 코로나19 백신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전망이 어두웠는데, 가격을 올린다면 실적 전망을 다시 할 수있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중요해진 백신주권…SK바사 경쟁력 높아진다

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전 거래일 보다 4.74% 오른 7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일각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도 화이자와 모더나 등과 마찬가지로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백신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초 질병관리청과 스카이코비원 1000만도즈를 2000억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단순 계산해보면 1도즈당 2만원으로 미국 달러로 변환하면 약 14달러다. 화이자 백신에 비해 기존에도 가격 경쟁력이 있었지만, 이번 화이자의 결정으로 SK바사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확대되는 셈이다.

국내 수요는 앞으로 정부의 구매 결정에 따라 달려있다. 앞서 주문한 물량이 시장에 모두 공급되지 않아 새로운 주문을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풀이된다. 스카이코비원은 출하가 늦어지며 올해 3분기에 초도 물량인 60만도즈의 매출을 인식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초 진행한 1000만도즈 계약에 따른 것이다. 올해 4분기에도 나머지 물량에 대한 매출이 출하 일정에 따라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카이코비원은 출시 전부터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중동과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이를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목록(EUL) 등재를 위한 신청을 완료했다. 올해 등재가 완료되면 코백스를 통해 스카이코비원을 이들 국가에 공급 할 수 있게된다. 시장에서 전망하는 허가 시점은 올해 말이다.

이들 국가에는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관련해 내년 스카이코비원 매출로 1860억원을, 오는 2024년에는 176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도 화이자등 글로벌 제약사의 가격 인상에 대안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백신을 갖고 있지 않으면 인상된 가격에 맞춰 살 수밖에 없다”며 “다만 우리는 백신을 갖고 있는 나라고,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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