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2년… 미래형 조직으로 바꾸고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신

젊은 수장답게 유연하고 자유로운 조직문화 추구
2년간 외부인재 16명 영입..KT·네이버 출신도 합류
車시장, 모빌리티로 변화..신개념 솔루션 'UAM' 제시
  • 등록 2020-09-14 오후 4:45:05

    수정 2020-09-14 오후 9:32:13

지난 7월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그린뉴딜 대표로 화상을 통해 관련 발표자로 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전시돼 있는 수소전기차 넥쏘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은 지 2년이 됐다.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차그룹은 2년간 전통적인 이미지를 벗고 미래 모빌리티기업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업 내용뿐 아니라 인적구성, 조직 문화가 모두 기존의 현대차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복장 바꾸고 직급도 간소화..미래형 조직으로 변화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14일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 40대 후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로 재계 2위 그룹의 수장 역할을 맡아 처음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오히려 젊은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취임 후 조직문화를 바꾸는데 힘을 쏟았다. 그간 현대차는 보수적이고 경직된 분위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우선 복장부터 바꿨다. 기존에는 천편일률적인 정장차림이었지만 이를 자유로운 옷차림으로 바꾼 것이다. 실제로 지금은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편안한 티셔츠에 면바지나 청바치 차림으로 출근 한다. 복장부터 바뀌어야 사고방식, 업무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출퇴근시간과 점심시간도 직원들이 알아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직급체계도 단순화했다. 기존에 대리-과장-차장-부장을 매니저와 책임매니저로 간소화했고, 임원 직급 중 이사를 없앴다. 또 정기인사와 공개채용을 폐지하고 수시인사, 상시채용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정 수석부회장은 외부인사 영입에도 공을 들였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이후에만 임원급 인사 16명을 영입했다. 과거 10년간 6명이 영입된 것과 비교하면 인재영입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2018년엔 BMW 출신의 토마스 쉬미에라 상품본부장 부사장, 2019년엔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겸 미주권역담당 사장, 2020년엔 마틴 자일링어 상용개발담당 부사장 등이 영입됐다. 국내기업에선 KT 출신 윤경림 부사장과 김지윤 상무, 네이버 출신 김정희 상무 등이 합류했다. 이 모든 것이 미래형 혁신기업을 만들기 위한 정 수석부회장의 시도들이다.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에 전시돼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모형물(사진=현대차 제공)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사상 첫 매출 100조 돌파


그가 이같은 혁신에 나선 것은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시장은 그동안 주도했던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를 필두로 한 친환경차로 급변하고 있다. 또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삶의 한 영역으로, 즐길거리로 바뀌는 모빌리티 시대가 열리고 있다. 자율주행, 커넥티드카는 시장의 대세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 더욱 혁신적인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 직접 참석해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했다.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인 △UAM(도심항공모빌리티) △PBV(목적기반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을 토대로 미래도시와 사람들이 공간과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단기적으론 전기차시장 등 친환경차 시장 대응에도 주력하고 있다. 내년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이 출시된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100만대를 판매해 세계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정 수석부회장 체제 이후 현대차는 실적 반등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액 105조7904억원(전년대비 9.3% 증가)으로 사청 첫 매출 100조원을 돌파했고, 영입이익은 3조6847억원으로 전년보다 52.1%나 증가했다. 기아차 역시 매출 58조1460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2조97억원으로 73.6%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자동차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업체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나 홀로 흑자’를 실현하기도 했다. 하반기 들어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들이 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어 현대·기아차의 실적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에서는 정의선 체제가 풀여야 할 숙제로 서울 삼성동에 짓고 있는 현대차그룹 사옥 GBC 완공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꼽는다. 또 중국시장 회복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조직문화 변화와 미래 먹거리 확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며 “특히 코로나19 위기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리더십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향후 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빠르게 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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