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구글에 반격…네이버·서울대 '꿈의 AI' 동맹

네이버-서울대와 초대규모 AI연구센터 설립
슈퍼컴·데이터·인재 삼박자
"봄에 어울리는 가사 만들어줘"
언어·이미지·음성 동시 이해하는
한국어 기반 초대규모 AI 목표
네이버-서울대 연구진 100명 투입
3년동안 인프라 등 수백억원 투자
결실 땐 중소기업·창작자 생산성 높여
  • 등록 2021-05-10 오후 6:35:07

    수정 2021-05-10 오후 9:36:5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서울대- 네이버 초대규모 AI연구센터’ 공동 센터장 약력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언어 인공지능(AI)으로 불리는 GPT-3. GPT-3는 샌프란시스코 인공지능 연구소인 OpenAI가 만든 3세대 언어 예측 모델로, ‘꿈의 AI’로 불린다. ‘사랑에 대한 노래를 만들려고 하는데 봄에 어울리는 가사를 만들어줘!’라고 하면 AI가 가사를 만들어 보여주는 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GPT-3 계열 연구가 쉽지 않았다. GPT-3는 모델의 크기를 나타내는 매개변수(parameter)가 기존보다 매우 증가한 AI여서 개발하려면 엄청난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양, 연구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초대규모 AI’를 연구할 수 있는 곳은 구글, 페이스북 정도다.

그런데 한국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GPT-3를 능가하는 AI를 개발하기 위해 네이버와 서울대가 뭉쳤다.

‘서울대-네이버 초대규모 AI 연구센터(SNU-NAVER Hyperscale AI Center)’를 만들기로 하고, 10일 오전 최인혁 네이버 COO, 서울대학교 AI 연구원 장병탁 원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협약식을 체결했다.

공동센터장은 서울대 AI연구원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하는 전병곤 부원장(컴퓨터공학과 교수)과 ‘14년도 가을학기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최우수박사학위 논문상을 받은 하정우 네이버 AI LAB 소장이다.

네이버와 서울대의 공동연구가 우리나라의 글로벌 AI 리더십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력 부족 네이버…서울대와 100명 AI 연구진 꾸리다

네이버가 ‘초대규모 AI’에 관심을 둔 것은 수년 전부터다. 하지만, 연구인력이 부족이 문제였다. ‘소프트웨어(SW)사관학교’로 불리는 네이버지만 논문 발표 건수는 구글 등 글로벌 기업에 못 미친다. 네이버는 NeurIPS, ICLR, CVPR, ACL 등 AI 분야 세계 최고 학회들에서 2020년에 43개의 논문을 발표했다. 국내 최대 수준이나 매년 수백 편의 논문을 내는 구글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번에 공동연구센터를 만들면서 서울대 AI연구원 소속 교수·대학원생 등 60~70여 명이 ‘초대규모 AI’ 개발에 투입된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언어 등을 전공한 AI 전문가들이다. 네이버 인력을 포함하면 100여 명에 달한다. 국내 최대 규모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의 한글 데이터를 보유한데다, 지난해 10월 국내 최대인 700 페타플롭(PetaFlop·1초 안에 할 수 있는 연산처리가 1000조번에 달하는 것)이상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한 만큼 ‘초대규모 AI’ 개발을 위한 데이터양, 컴퓨팅 파워, 연구인력이라는 삼박자를 갖추게 됐다.

전병곤 서울대 AI연구원 부원장은 “GPT-3가 가슴 뛰는 이유는 이 모델 하나로 다양한 언어 관련 태스크를 다 잘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언어만 하는 GPT-3와 달리 언어와 이미지, 언어와 비디오, 언어와 음성까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네이버 연구진이 서울대 겸직 교수로… 삼성전자 협업보다 큰 규모


연구센터 설립을 계기로 네이버는 3년간 연구비, NPU(Neural Processing Unit·신경망처리장치)투자 등 인프라 지원비를 포함해 수백억 원 규모를 투자한다.

네이버 연구진이 겸직 교수로 서울대 대학원생들을 지도하고, 서울대 학생들의 네이버 인턴십 및 산학협력 파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이러한 강결합 방식의 산학협력을 대규모로 시도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 서울대 관계자는 “2018년 삼성전자와 뉴럴프로세싱연구센터(NPRC)를 개설한 뒤 4년째 공동 연구를 하고 있는데 이번 네이버와의 AI연구센터 개소가 규모와 인력 투입 면에서 더 크다”라고 전했다.

삼성과 서울대의 산학협력은 사람의 뇌 신경을 닮은 차세대 반도체인 뇌신경모방칩(뉴로모픽칩)을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전병곤 부원장도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 선후배가 함께 만드는 꿈의 인공지능

초대규모 AI연구센터를 책임지는 두 센터장은 서울대 선후배다. 전병곤 AI연구원 부원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90학번, 하정우 네이버 AI LAB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00학번이다. 전 부원장은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 박사학위를 받았고, 하 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박사다. 전 부원장은 하 소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잘 안다”라면서도 “후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고 미소 지었다.

3년 뒤 연구센터에서 초대규모 AI가 완성되면 어떤 서비스들이 가능해질까.

전병곤 부원장은 “예를 들면 ‘GPT-3라는 어려운 개념을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줘’라고 하면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글이 나온다. ‘아이디어를 광고로 내고 싶다’라고 하면 만들어 준다”면서 “기존에 못하는 걸 만드는 인공지능”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네이버 검색과 연결해 보면, 무엇이든 답을 해주는 차원이 다른 검색엔진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하정우 소장은 “기존의 AI가 제공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정확도와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정말 강력하고 똑똑한 AI 도구로 활용돼 중소기업과 창작자들의 생산성을 훨씬 높여 이분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의 AI 경쟁력 향상에 기여 했으면”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은 미국의 80.9% 수준이고, 1.8년의 기술격차가 수년째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서울대-네이버 초대규모 AI 연구센터’가 우리나라 AI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수 있을까.

하정우 네이버 AI LAB 소장은 “최근의 초대규모 AI는 구글, OpenAI와 같은 인재, 데이터, 인프라가 모두 갖춰진 곳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서울대와의 화학적 결합이 이뤄진 공동연구센터를 통해 패스트 팔로워를 넘어 북미, 중국을 넘는 진정한 글로벌 AI 리더십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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