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보다 부진했던 삼성·LG 가전…올해 B2B 승부수

지난해 가전 내수 판매 33.9조…팬데믹 2020년보다 4.1%↓
전쟁에 고물가·고금리로 소비 위축…부동산 거래도 빙하기
불확실성 지속에 올해도 먹구름…가전업계 생존전략 마련
  • 등록 2024-02-15 오후 5:14:49

    수정 2024-02-15 오후 7:28:04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지난해 국내 가전 판매가 코로나19 때보다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지의 분쟁에 고금리 기조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확 줄어든 여파다. 올해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에 국내 가전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과 기업간거래(B2B) 강화로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가전매장에 에어컨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스1)
가전 판매, 팬데믹 때보다 부진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전 내수 경상금액(잠정치)은 33조978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5조8074억원) 대비 5.1% 감소했다.

가전 내수 판매액은 지난 2021년 38조2080억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21년은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현상이 본격화한 시기다. 그러나 이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불황이 본격화하면서 내수 판매가 줄었고 지난해 역시 감소세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판매액은 코로나19가 절정이었던 2020년 당시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0년 가전 판매액은 35조4638억원이었는데, 이때보다 4.1%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이 팬데믹발(發) 경기 위축보다 심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전 세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세계 각국의 고금리 기조 등으로 경기가 고꾸라졌다. 이를테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끈적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준금리를 5.5%로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침체 역시 가전 소비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보통 이사할 때 가전을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 이사 수요가 부진했던 것이다. 부동산 조사기관 부동산 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부동산 매매 거래량은 100만6019건으로 전년 대비 8.8% 줄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이데일리 DB)
이는 고스란히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VD·가전사업부 매출은 54조44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7.4% 빠졌다. LG전자의 생활가전담당 H&A사업본부는 연간 실적은 선방했지만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1156억원의 손실을 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내는 매출이 작지 않은 만큼 한국 시장 부진에서 자유롭지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지난 2년간 가전 소비가 활성화되며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요가 소진된 상황에서 물가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올해 역시 전망이 밝지는 않다. 두 개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홍해 리스크까지 발생했고 연준의 금리 인하는 단기간 내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시점은 올해 하반기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내릴 요인이 마땅하지 않다”며 “금리가 떨어지지 않으면 소비 심리가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리미엄·B2B로 불황 극복”

이에 업계는 프리미엄 가전 중심의 전략을 유지하되 불황에도 수요 타격이 덜한 B2B 제품을 강화해 부진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LG전자는 고객 맞춤 기능을 강화한 업(UP)가전 2.0 제품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출시한다. 냉장고 신제품은 ‘신선맞춤실’을 새로 적용해 냉장실 전체 온도와 별개로 온도 설정이 가능하다. 김치냉장고는 김치 외에도 유제품, 주류, 사과 등도 보관이 용이하도록 18가지의 다목적 보관 기능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과 북미에서 인기몰이를 한 ‘비스포크 AI 건조기’를 앞세워 판매를 늘려가되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도 출시해 가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B2B에선 냉난방공조 제품을 앞세울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에어컨 중심의 B2B 판매 확대로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LG전자는 냉난방공조를 B2B 매출 확대의 주력으로 밀고 있다. 아울러 중간가격대 볼륨존 시장에서 보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세탁기와 건조기 제품. (사진=삼성전자)
LG 디오스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및 ‘김치냉장고’ 신제품이 배치된 모습.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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