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의 힘겨운 여름나기 ‘가격인상 논란·美 관세폭탄’ 이중고

포스코·현대제철 2분기 실적 악화…가격 인상 불가피
철광석 가격 1년새 2배 급등에도 제품 가격반영 안돼
난처한 자동차·조선업계, 하투에 가격인상까지 악재
중견 철강업체 美 통상압박 속 반덤핑관세도 부담
  • 등록 2019-08-01 오후 4:13:00

    수정 2019-08-01 오후 4:13:00

(사진=포스코)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상반기 실적 악화에 따라 하반기 가격인상은 필수적이지만 녹록지 않다. 특히 전방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업계의 반발이 적지 않아 관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에는 미국발 관세폭탄의 악재가 겹쳤다.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송유관 제작업체에 최대 39%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철광석 고공행진에 수익성 악화’ 철강업계, 하반기 가격 인상 불가피

철강업계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부진하다.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경우 수익성 악화가 뚜렷하다. 포스코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6조 3천213억원, 영업이익 1조686억원, 순이익 6천8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8분기 연속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다만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4.7% 감소했다. 현대제철 역시 2분기 매출은 5조571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1%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악화는 철광석 가격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 2014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톤당 120달러 수준이다.

포스코·현대제철 “자동차·조선과 협상 中” 가격인상 의지

철강사들은 이에 따라 가격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주요 밀의 경우 철광석 등 원료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료가 상승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자동차와 조선, 가전 등 수요 산업별로 협상에 돌입해 시간은 걸리겠지만 산업별 여건을 고려해 판매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 역시 “원료가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현재 자동차와 조선 모두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표현은 완곡하지만 가격인상을 자제했던 상반기와는 달리 하반기에는 원가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1년 전 톤당 60∼70달러 수준이었던 철광석 가격이 브라질과 호주발 공급 차질로 2배 가량 올랐다”며 “상반기에도 자제한 만큼 하반기 가격 인상은 불기피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초라한 악화에 하투까지’ 자동차·조선업계 ‘우리도 여력 없다’ 반발

문제는 철강의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조선업계의 반발이다. 가격인상은 어림도 없다는 소리다. 특히 철강업계의 후판과 자동차강판 등 철강제품 가격 인상 방침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자동차는 물론 조선업계가 미중 무역분쟁은 물론 글로벌 경기둔화의 여파에 따른 실적이 좋지 않다. 더구나 자동차와 조선업종의 경우 8월 중순 여름휴가 이후 대규모 하투까지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상반기 수주실적의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과거와 비교하면 선가가 60~70% 수준인데, 인건비, 자재비 부담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수주절벽에서 벗어나 조금씩 안정화를 찾으려는 조선업계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미국의 통상압박이 강화되는 것도 부담이다. 미국 상무부가 최근 한국산 송유관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관세 연례재심에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송유관은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대형사보다는 중견 철강업체의 주력 제품이라는 점에서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 송유관 수출 1위 업체인 넥스틸은 38.87%, 2위 업체인 세아제강은 22.70%의 관세가 부과됐다. 나머지 업체들의 경우 관세율은 29.89%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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