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발본색원" 法, 손정우 美인도 불허…국민 비난 거세(종합)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 손정우
美, 처벌 안된 자금세탁죄로 인도 요청했지만 불발
法 "W2V 회원 수사 위해 우리가 신병 확보해야"
"도덕심 반하는 판결"…재판장 향한 국민청원까지
  • 등록 2020-07-06 오후 4:49:44

    수정 2020-07-06 오후 9:53:00

[이데일리 남궁민관 하상렬 기자] 세계 최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C2)` 운영자 손정우(24)씨에 대해 법원이 미국 인도를 불허하면서 구속 근거가 사라진 손씨는 되레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곧장 풀려나며 자유의 몸이 됐다.

법원은 “손씨를 미국으로 보내 강력한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면서도 범죄인 인도조약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명분과 함께 향후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손씨 신병을 한국이 확보해야 한다는 실리를 강조하고 나선 모양새다. 다만 최근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 등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를 원하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이같은 법원의 판단에 대한 국민적 비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인 된 손정우…“면죄부 아니”라는 法, 판단 근거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0부(재판장 강영수)는 6일 오전 손씨의 범죄인 인도심사 사건 3차 심문을 열고 손씨에 대한 미국의 인도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구속돼 있던 손씨는 이날 오후 1시께 석방됐다.

재판부는 향후 거센 비난이 일어날 가능성을 예견하면서도 대한민국이 주권국가로서 주도적으로 형사처벌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비쳤다. 이날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범죄가 극악한 범죄임에도 그동안 우리 국민의 법감정에 부합할 정도로 적정하고 실효적인 형사처벌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따라서 손씨를 미국으로 보내 엄중한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범죄인을 더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는 것이 범죄인 인도 제도의 취지가 아니다”라며 “손씨가 국적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이 주권국가로서 손씨에 대해 주도적으로 형사처벌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며 필요하면 미국과의 국제 형사사법 공조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운영자인 손씨 외 W2V 사이트 회원들에 대한 추가 수사를 염두해 손씨 신병을 대한민국에서 확보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손씨가 단순 소비자에서 배포·판매자가 됐다는 점을 지적, “근본적으로 아동·청소년 음란물 관련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잠재적 제작자 또는 새로운 운영자가 될 수 있는 소비자에 대한 철저하고 발본색원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며 “만약 손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면 손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대한민국에서는 W2V 사이트 국내 회원들에 대한 수사가 현 단계에서 미완의 상태로 마무리되거나 그 진행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했다. 그 근거로 현재 신원이 확인된 W2V 회원 346명 중 대한민국 국적이 223명임을 명시했다.

재판부는 “손씨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앞으로 이루어질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적극 협조하고 정당한 처벌을 받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범죄인 인도심사 두 번째 심문이 16일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렸다.(사진=연합뉴스)


“솜방망이 판결 오류 인정 안 하려는 자기변명”

재판부의 이같은 설명에도 비난은 면키 어려워 보인다. 재판부가 ‘주권국가’를 언급한 점에서 사법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는 비난과 함께 손씨에 대한 정당한 처벌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 연구소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법원은 손씨를 더 수사, 처벌하기 위해 한국에 둔다고 했지만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의해 형사소송법에 일단 판결이 확정되면 같은 사건에 관해 다시 공소의 제기가 허용되지 않는다”며 “한국 법원의 솜방망이 판결이 갖는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자 손씨의 미국송환거부를 한 것이며 이는 다분히 자기변명적 판결”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손씨는 이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음란물 제작·배포) 위반 등 혐의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형기가 만료돼 현재 적용 가능한 혐의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뿐이다. 미국에서는 최대 20년 이하의 자유형을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한국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를 향한 노골적 비난도 거세다. 법원의 인도 불허 결정이 나온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건을 심리한 재판장 강 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이날 오후 11만명을 넘어선 이들이 동의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 꼼짝 마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