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터뷰]“감정과 행간을 읽는 AI?…가르치면 된다”

국내 최초 ‘감성컴퓨팅’ 도입한 박외진 아크릴 대표
“AI는 사람의 파트너…자연스러운 AI 되려면 감성 알아야”
공감할 줄 아는 챗봇…화상·ADHD 진단 돕는 AI도 개발
  • 등록 2020-05-19 오후 3:57:58

    수정 2020-05-19 오후 3:57:58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인공지능(AI)이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일견 철학적인 질문인 것 같지만 기술에 관한 문제다. 감정은 AI, 즉 기계가 다룰 수 없는 영역인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생각해보면 지능 역시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치부했던 부분이었다.

국내에 처음으로 ‘감성 컴퓨팅(Affective computing)’을 도입한 박외진(사진) 아크릴 대표는 “AI가 더 자연스러워지고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결국 사람과 공존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사람의 카운터파트가 되려면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외진 아크릴 대표는 ‘사람을 이해하는’ AI를 만들고자 지난 2011년 아크릴을 설립했다. (사진= 장영은 이데일리 기자)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보편적 감성 학습시켜


박 대표는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하면서 우연히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에서 진행하고 있는 ‘감성 컴퓨팅’ 관련 연구들을 보게 됐는데 행간의 의미를 읽고 감성을 이해하는 기술이라는 것이 흥미로웠다”며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람의 ‘감성’을 인식(recognize)하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창업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AI가 하는 역할과 AI 내에서 감성의 역할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AI는 마치 전기처럼, 전기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산업군에서 필수적인 기술이 될거다. 그런데 AI가 더 사용자를 이해하고 인간에 가까워지기 위해선 감성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AI는 어떻게 인간이 느끼는 감정을 학습할 수 있을까. 흔히 AI의 기본 원리를 설명할 때 드는 비유가 개와 고양이다. 어린 아이에게 개와 고양이 사진을 몇 장 보여주면 곧잘 처음 보는 동물이 개인지 고양이인지, 어느 것도 아닌지를 구분해 낸다. 하지만 컴퓨터가 같은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수만장의 개와 고양이 사진이 필요하다. 하나하나 개인지 고양이인지를 표시(라벨링)해 학습을 시켜 구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AI에 감정을 학습시키는 과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텍스트와 영상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을 하나하나 라벨링해서 학습시켰다”며 “인터넷 커뮤니티부터 전자책, 드라마 등의 데이터를 모아 크라우드소싱으로 사람들을 모집해 감정을 달게 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의도치 않았지만 챗봇이 화를 내는 정도까지 이르렀다. 챗봇끼리 대화를 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대화 방향이 원하는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한 쪽에서 ‘멍청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박 대표가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아크릴이 자체 개발한 AI 통합 플랫폼 ‘조나단’ 마스코트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장영은 기자)


금융·의료분야 챗봇에 활용 가능성 높아

아크릴의 AI 솔루션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분야는 금융이나 의료서비스 분야다. 아크릴의 챗봇은 자체 개발한 감성지능과 대화지능을 바탕으로 상대방에 맞춘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챗봇과 챗봇 빌더(챗봇을 만들 수 있는 솔루션)를 현재 6~7개 의료기관에 시범설치를 하고 있는데 내년까지 100개 이상으로 고객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크릴은 또 AI를 활용한 의료 서비스로도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2018년부터 화상전문 병원인 베스티안과 손잡고 화상환자의 신속한 응급처치와 관리를 돕는 챗봇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서울대병원과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조기 발견을 위한 AI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건강관리협회(서울동부지부)와 AI기반 건강증진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MOU(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바이오 헬스케어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연어 처리와 챗봇 등의 AI 서비스부터 이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이 목표”라며 “AI를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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