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행동개시' 녹십자, 일동제약 M&A 시도할까(종합2보)

녹십자, 감사·사외이사 선임 건 제안..'경영권 개입' 선언
녹십자 측 "적대적 M&A 의도 없어"..표대결로 결판 가능성
일동 "16일까지 적대적 M&A 아니라는 확답 달라" 요구
  • 등록 2015-02-09 오후 6:01:14

    수정 2015-02-09 오후 6:01:14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녹십자가 일동제약(000230)의 지분율을 최대주주 턱밑까지 추격한지 1년만에 경영권 개입을 선언했다. 일동제약 측이 녹십자에 “적대적 M&A가 아니라는 확답을 달라”고 맞서고 있어 양사간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006280)는 최근 일동제약에 이사진 선임 요구안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일동제약은 오는 3월 이정치 회장, 이종식 감사, 최영길 사외이사 등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이중 감사와 사외이사를 녹십자 측 인사로 선임해달라는 요구다.

녹십자는 지난해 초 개인투자자의 주식을 확보하며 일동제약의 지분율을 29.36%(735만9773주)까지 끌어올렸다. 윤원영 회장 등 일동제약 최대주주의 지분율 32.52%(815만1126주)와 격차가 3.16%포인트에 불과하다.

녹십자는 지난해 1월 일동제약의 회사 분할 건을 저지시키면서 본격적인 경영 개입을 예고했다. 하지만 녹십자는 지난 1년간 일동제약 주식을 단 1주도 추가 매입하지 않았고 일동제약과 사업 제휴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일동제약과 다양한 사업 시너지를 내겠다”는 녹십자의 주식 매입 목표가 실행에 옮겨지지 않은 셈이다.

오히려 일동제약은 아스트라제네카(당뇨치료제), 다케다(감기약) 등 다국적제약사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등 독자노선을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녹십자가 감사 등의 선임을 통해 궁극적으로 일동제약의 경영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조직 업무 상황을 감독하고 조사하는 감사 업무의 특성상 녹십자 측 인사가 일동제약 감사로 투입될 경우 일동제약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일동제약에 주주제안을 통해 경영권분쟁을 야기했던 개인투자자 안희태씨도 지속적으로 감사 선임건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녹십자 측은 여전히 “적대적 M&A나 경영권 획득이 아닌 주주로서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입장이다. .

녹십자 관계자는 “일동제약과 사업 제휴 등을 위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일동제약 측에서 적대감을 드러내 아무 사업도 할 수 없었다”면서 “마침 2명의 이사가 임기가 만료돼 지분 30%를 보유한 주주로서 일동제약의 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이사 선임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이 그동안 뚜렷한 사업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1949년 설립 이후 단 1건의 신약을 개발하지 못했고 주력 사업도 수입의약품 및 제네릭 의존도가 높다. 지난 2012년부터 연구개발(R&D)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녹십자는 혈액의약품, 백신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만 국내 제약업계 처음으로 2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일동제약이 녹십자의 경영권 개입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통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녹십자가 지분을 확대할 당시 “녹십자의 명분 없는 적대적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만약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일 경우 표결 참여주식수의 과반이 찬성해야만 이사 선임 건이 통과되는데,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아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동제약의 지분 10%를 보유한 피델리티가 어느 편을 들어줄지도 관전포인트다.

한편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이사 선임 제안에 대해 “적대적 M&A가 아니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입장과 조치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동제약 측은 “예고 없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는 등 일련의 권리행사가 적대적 M&A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면서 “녹십자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주주제안을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동제약은 오는 16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녹십자에 요구했다.



▶ 관련기사 ◀
☞싸웠다 하면 '上'…일동제약-녹십자 분쟁 2R
☞'1년만에 행동개시' 녹십자, 일동제약 M&A 시도할까(종합)
☞녹십자-일동제약 1년만에 경영권분쟁 재개되나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