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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경차 내수 판매량은 9만 7072대로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0만대에 미치지 못했다. 국내 자동차 수요가 대형차에 쏠리면서 경차가 설 자리를 잃은 것으로 풀이된다. 경차는 올해 들어서도 부진을 겪고 있다. 올 1~5월 경차 판매량은 기아(000270) ‘모닝’과 한국지엠 ‘스파크’가 각각 1만 5064대와 905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1%, 20.9%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기아 ‘레이’만이 같은 기간 1만 5295대로 44.1% 성장하며 대조를 보였다.
차박 열풍으로 인기 상승 레이‥트렌드 변모 상징
경차 시장이 하향세에 접어든 가운데, 레이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경차의 트렌드 변화를 반영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기존 경제성을 중요시했던 경차 구매가 코로나19 확산 이후엔 ‘차박’ 열풍을 타고 실내 공간도 주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레이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경차에 비해 월등히 큰 실내 공간에 있다. 레이 제원은 △전장 3595mm △전고 1700mm △축거 2520mm다. 같은 경차인 모닝에 비해 전고가 200mm 커 실내 개방감이 좋고, 축거 역시 120mm 길어 실내 공간도 극대화돼 있다. 이런 이유로 레이는 경차임에도 개조를 거쳐 캠핑카로 제작되는 등 ‘차박족’의 선택을 받고 있다.
현대차 경형 SUV 출시‥공간성 극대화한 경차 전성시대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도 변화한 트렌드를 일찌감치 읽고 새로운 경차 모델들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로 불리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를 통해 위탁 생산한 경형 SUV를 오는 9월께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가 선보일 경형 SUV(코드명 AX)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형태의 차량이다. 경차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엔진 배기량(1000cc)을 맞췄고, 전장 3600mm와 전폭 1600mm로 레이보다 더 큰 크기로 나온다. 또한 최저 지상고와 전고를 높여 SUV의 외관을 갖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선보일 경형 SUV는 경차 수준을 넘어서는 실내 공간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지엠도 경차 베스트셀링 모델인 스파크의 생산 라인을 걷어내고, 후속 모델 출시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지엠이 출시할 모델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으로 세단과 SUV의 장점을 두루 갖춘 모델이다. 한국지엠의 CUV는 경차와 소형 SUV를 관통하는 국내 유일한 모델로 차 높이를 키우고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형 SUV 출시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향후 출시할 경우 기존 경차들의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