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페트병 받아요"…'질좋은' 폐플라스틱 찾는 화학업계

[폐플라스틱, 이제 쓰레기 아닌 돈]④
국내 화학업계, 잇단 '폐플라스틱 공급' 협약
재활용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망 확보가 목적
폐플라스틱 수입 제한과 가격 급등세도 영향
  • 등록 2021-08-23 오후 7:34:39

    수정 2021-08-23 오후 8:38:32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플라스틱 재활용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원료인 폐플라스틱 몸값이 비싸지고 있다. 재활용 공정 효율을 높이려면 단일한 소재의 깨끗한 폐플라스틱이 필요한데, 국내에선 수거된 플라스틱에서 재활용 원료로 쓸 만한 폐플라스틱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3일 환경부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재활용 공정 원료인 압축 페트(PET) 가격은 올해 7월 기준 ㎏당 전국 평균 312.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나 올랐다.

국내 기업 대부분은 재활용 공정상 단일 재질에 이물질이 섞여 있지 않아야 하는데 국내에서 이들 조건을 충족하는 폐플라스틱을 대량으로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 가격은 상승했다.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국내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촉진하고자 폐플라스틱 수입을 제한한 점 역시 폐플라스틱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 법 개정 전까지만 해도 국내 석유화학사는 일본, 대만, 태국 등에서 재활용 공정에 사용할, 질 좋은 폐플라스틱을 수입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독일에 이어 재활용을 가장 잘하는 국가긴 하지만 분리 배출 이후 실질적 재활용률은 떨어지는 편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에서 분리 배출된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은 54%에 그쳤다.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수거된 폐플라스틱에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이 절반가량 섞여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많다고 해도 국내에서 깨끗한 플레이크(세척 후 분쇄된 플라스틱 조각)를 만들 수 있는 폐플라스틱 공급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국내 석유화학사는 최근 기업·단체 등과 업무협약(MOU)을 잇달아 맺으며 폐플라스틱 조달에 나섰다. 특히 재활용하기 쉬운 폐트병을 모으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최근 SK케미칼은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개발공사와 전국에서 수거된 삼다수 페트병을 공급받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었고, SK이노베이션·SK종합화학은 지난 6월부터 한국도로공사·한국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와 함께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투명 페트병 전용수거함을 설치하는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자체와 손을 잡은 기업도 있다. 효성티앤씨는 서울시와 제주도에서 버려진 투명 페트병을 모아 재활용 섬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경기도 성남시 등과 함께 투명페트병을 거둬들이는 분리 배출대를 제작해 관내에 배치했다.

전광현(왼쪽) SK케미칼 사장과 김정학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이 지난 4일 “친환경 자원 순환 시스템 구축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개발공사)
이러한 현상은 국내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최근 유럽 시장에선 재활용 페트(r-PET) 가격이 원유로 생산한 페트(virgin PET) 가격보다 50~100%가량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시장의 재활용 페트는 품질이 국내 원료보다 더 좋은 데다 유럽연합(EU)이 원유로만 생산한 페트엔 ㎏당 0.8유로의 플라스틱세를 매기기로 한 만큼 가격이 점차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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