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법조계 고위 인사는 “사법부 권위에 대한 신뢰가 아직은 바탕에 깔려있다는 증거”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사법농단으로 기소된 현직 판사들이 잇달아 무죄를 선고받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사법부가 이런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고 있는 듯 하다. 지난해 1월 사법농단 사태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사법부 수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그 후임인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하며 사법개혁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개혁은커녕 `제 식구 감싸기`라는 구습 조차 극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에는 귀닫은 채 김명수 대법원장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이들을 포함해 1심 선고조차 받지 않은 총 7명의 현직 판사들을 재판부로 복귀시켰다.
사법부의 권위는 법복이 아닌 국민 신뢰에서 나온다. 허울뿐인 구호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개혁에 나서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법관 탄핵 목소리까지 외치는 국민들이 언제까지 기다려줄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