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왕'의 교육 비법은? 허준이 교수 "매일 아들과 수학 놀이"

13일 고등과학원서 기자간담회 갖고 자녀교육 거론
동그라미 세는 등 매일 수학 놀이..잘 놀아주는 것도 방법
허 교수 "일시적 스트레스 압도 아닌 꾸준한 흥미 중요"
  • 등록 2022-07-13 오후 5:49:27

    수정 2022-07-13 오후 9:40:09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자녀 교육이요? 공부까지는 아니지만 8살 아들과 매일 수학을 다루며 같이 놀고 있습니다. 수학이 정서적 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수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는 어떻게 자녀 교육을 할까. 정답은 없다. 허준이 교수는 13일 고등과학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모로서 육아를 분담하며 때로는 수학을 아들과 함께 배운다는 자신만의 비법을 소개했다. 최대한 아들과 놀아주며 시간을 보내주며, 기다리는 것이 정서적인 측면, 사고력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아내인 김나영 박사도 “한국 아이들이 집으로 찾아오면 이들의 똑똑한 모습을 보고 잠시 부러워하기도 한다”면서도 “아들과 수학놀이를 하는 등 무엇보다 잘 놀아주며 시간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가 이날 소개한 수학놀이 방법은 간단하다. 보통 동그라미를 몇 개 그려놓고 ‘동그라미에 대한 답을 쓰시오’라는 식의 문제들이다. 아들이 13개씩 10줄로 130개 동그라미를 정확하게 세는지를 확인하고 돌려주는 방식이다. 허 교수가 잘 맞추면 약이 올라 무작위로 그려놓기도 한단다. 허 교수는 “초보 부모로서 잘 아는 부분이 없다”면서도 “첫째 아들이 수학을 매일 한 문제씩 만들어 오면 제가 풀고, 아들이 채점해 돌려준다”며 “대단한 문제는 아니고 문제를 만들어와서 풀면 약이 올라서 동그라미를 많이 그려오고, 아들이 스스로 깨닫는 과정을 보고 있는 게 즐겁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방법을 시도하는 것은 허 교수도 본인도 수학을 순수한 마음으로 즐기지 못했던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허 교수는 수학을 잘하려면 여유와 오랜 기다림이 중요하다고 계속 강조했다. 포기할때는 포기할줄도 알고, 때로는 스스로를 놓아주고 기다려주는 부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학창시절 한때 반드시 수학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고, 수학에 매력을 못 느끼고 재미없는 과목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라면서 “전 세계에 있는 수학자들은 대부분 즐겁게 수학을 연구하는데 인간은 본질적으로 같기 때문에 아직 수학의 매력에 빠지지 못했을 뿐이며, 계속 고민해보면 매력에도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이러한 측면에서 학생 평가의 유연성도 강조했다. 사람이 서로 다른 특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평가되는 부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한국 교육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모든 과정이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인쟁이 구불구불한길이었지만 가장 빠른길이었고, 대부분 제도 울타리 안이나 근처에서 배워 지금의 저라는 사람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허 교수는 수학을 배울 때 즐거운 마음을 갖는 것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허 교수는 “문제가 어렵기 때문에 재미가 있는 것이고, 마라톤이나 역도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며 “다만 과도한 10~12시간씩 운동하면 부상당할 수 있는 것처럼 일시적인 스트레스에 압도당하지 않도록 쉴 때 쉬면서 준비가 잘됐을 때 수학을 해나간다면 수학 실력도 늘고 꾸준히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허준이 교수(왼쪽)과 첫째 아들 허단(오른쪽)군.(사진=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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