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취임 6년 차를 맞는 LG 구광모 호(號)가 경영전략의 최우선으로 뒀던 ‘고객경험’에 더해 ‘미래 설계’에 방점을 찍은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24일 단행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 포트폴리오를 이끌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 가전(H&A)·전장(VS) 사업본부,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 등에 힘을 확 싣는 동시에 실력·전문성을 검증받은 여성 최고경영자(CEO) 2명을 중용하고 기술개발(R&D) 분야 인재들을 대거 발탁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중 패권경쟁 격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고려해 기존 4인 부회장단 중 18년째 LG생활건강의 지휘봉을 잡았던 차석용 부회장만이 용퇴했을 뿐 LG전자 등 계열사 CEO 대부분은 유임, 쇄신·변화보단 비교적 ‘안정’에 무게를 뒀다는 게 재계 및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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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석용 부회장의 후임이자 LG생활건강 CEO 자리에는 이정애 신임 사장이 선임됐다. 4대 그룹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여성 전문경영인이 CEO직을 꿰찬 건 처음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구 회장은 LG 특유의 보수적 조직문화에 변화를 가하고자 연령 및 성별의 다양화를 추구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