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36년 세계 ESS시장 35% 석권 노린다

산업부, ESS 산업 발전전략 발표,
美·中과 세계 3대 강국 도약 위해,
보급 효율 높이고 해외 진출 모색
  • 등록 2023-10-31 오후 4:55:19

    수정 2023-10-31 오후 4:55:19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2036년까지 미국·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에너지 스토리지(ESS) 산업 강국으로 발돋움, 급성장 중인 세계 ESS시장의 35%를 확보한다는 목표로 침체한 국내 ESS 산업 지원책을 추진한다. 정체된 국내 ESS 보급 계획을 효율화하고 ESS 산업계의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31일 경기도 안양시 LS일렉트릭 글로벌 연구개발 캠퍼스에서 ESS 분야 기업·대학·연구소(산학연) 관계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ESS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시장규모 2.6배 확대 전망

ESS(Energy Storage System)는 대량의 이차전지(배터리) 등을 활용해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쓰는 설비다. 에너지 산업계의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각국이 2050년을 전후해 탄소중립을 하기로 하면서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나 원자력 같은 무탄소 에너지(CFE) 발전 방식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CFE 발전은 탄소 배출이 없는 대신 생산량 조절이 어려운 경직성 전원(電原)이어서 실시간 수요-공급량을 맞추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CFE 발전 전력이 늘어날수록 전력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ESS의 필요성도 커지는 것이다.

(표=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같은 역할을 하는 양수 발전소를 뺀 세계 ESS 설비 규모가 2022년 43.8기가와트(GW)에서 2030년 508GW로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량으로 계산하면 91.5기가와트시(GWh)에서 1432GWh로 15배 이상 늘어난다. 시장 규모도 2022년 152억달러에서 2030년 395억달러로 2.6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 역시 그 필요성은 크다. 올 초 확정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에 따르면 2021년 34%이던 경직성 전원 비중은 2030년 54.0%, 2036년 65.2%로 늘릴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은 제주나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벌써 전력 수요가 줄어들고 태양광 발전량이 늘어나는 봄·가을 낮 시간대 전력 과잉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ESS 보급 급감 ‘역행’…업계 우려

그러나 최근 한국 ESS 보급은 빠르게 축소하며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 전환 정책과 맞물려 2018년 한때 ESS 설치량이 975개소 3.8GWh까지 늘었으나 2021년 이후 격감해 지난해 설치량은 94개소 252MWh에 그쳤다. 전력시장 개편 과정에서 ESS 설치에 대한 우대가 대폭 줄어든데다, 2017년 ESS 보급 확대와 맞물려 화재 사고도 늘어나면서 수요·공급이 모두 크게 줄었다.

(표=산업통상자원부)
이 추세라면 경직성 전원 확대에 따른 전력 계통망 유연성 확보에도 경고음도 켜질 수 있다. 정부는 10차 전기본에서 2036년엔 26.3GW의 ESS(양수 포함)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한국 전력산업계의 중심축인 한국전력(015760)공사가 사상 초유 재무위기에 빠진 가운데 45조원(추산)의 ESS 설치비용 마련도 적잖은 부담이다.

산업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필요한 ESS 수요를 주기·기술별로 세분하는 방식으로 ESS 구축 추진 계획을 현실화하기로 했다. 2036년 기준으로 30분 이내 단주기 ESS 설비는 3.66GW, 장주기도 시간대별로 4시간 이상(4.22GW), 6시간 이상(15.58GW), 8시간 이상(1.05GW)로 세분해 필요한 기간 내 필요한 만큼 보급기로 했다. 양수발전소도 1.75GW 규모로 보급하되 필요 시 추가 구축해 8시간 이상 장주기 ESS 설비를 대체한다.

6년간 3.7GW 설비 구축…수출 지원도

정부는 이 같은 계획에 따라 2025~2030년 6년간 연평균 0.6GW씩 3.7GW의 ESS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45조원으로 추산되는 ESS 구축 비용을 기존 추산치보다 20% 줄인다는 목표도 함께 세웠다. 전력시장 내 ESS 포함한 저탄소 중앙계약시장 등을 만들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 등이 자발적으로 ESS 설비를 확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함께 추진한다. ESS 설치 사업자를 위한 저리 융자·세제 감면 지원 확대도 검토한다.

(표=산업통상자원부)
ESS 신시장 창출도 추진한다. 사용 후 배터리 재사용을 위한 민간 중심의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선박·차량에 ESS를 탑재하는 이동형 ESS나 전기차 배터리를 ESS로 활용하는 V2G(Vehicle to grid) 사업화를 위한 관련 법·제도 개편도 추진한다. ESS 산업 기술의 초격차 유지와 기술 조기 상용화, 신시장 도전을 위한 전략적 기술개발에도 나선다.

수출 지원 정책도 추진한다.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이 글로벌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할 때 ESS를 연계하고, 미국 등 주요국과의 공동 기술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수출 기회를 모색한다. 공적금융과 녹색채권, 다자개발은행 등을 활용한 금융 지원과 정부 차원의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해외 ESS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산업부는 또 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과 전력거래소, 에너지공단, 스마트그리드협회 등 관련 기관·단체와 함께 에너지 스토리지 산업발전협의회를 꾸려 이 같은 계획 이행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기로 했다. 국내 ESS 보급의 걸림돌이 됐던 화재 문제에 대응하고자 2019~2022년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한 안전대책을 토대로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선다.

강 차관은 “(전력)계통 안정을 위해선 에너지 스토리지 보급이 꼭 필요하다”며 “핵심기술 개발과 산업발전 기반 조성, 화재 대응 안전 확보 등을 통해 에너지 스토리지를 새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산업통상자원부)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유현주 '내 실력 봤지?'
  • "폐 끼쳐 죄송"
  • 탕웨이, 무슨 일
  • 아슬아슬 의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