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리얼즈, 몸값 2.5조…수요예측 부진에도, 흥행 기대 왜

공모가 희망범위 하단 3만6200원 확정
기관투자자 76% 공모가 하단 미만 제시
공모주식수 1448만→1158만주로 축소
공모금액 감소에 시가총액 3조원 미달
고평가 논란 속 에코프로發 공매도 금지효과 주목
  • 등록 2023-11-07 오후 5:57:38

    수정 2023-11-07 오후 7:30:56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2차전지 수요 둔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글로벌 전구체 업체 대비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제기된 탓이다. 다만 공매도 금지 효과로 지주사인 에코프로(086520) 주가가 급반등한 상황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반전의 드라마를 쓸 소재가 될지가 관심사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옥. (사진=에코프로)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달 30일부터 11월3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희망범위(3만6200~4만4000원) 최하단인 3만6200원으로 확정했다.

이번 수요예측에선 국내외 1141개 기관이 참여해 총 1억925만8000주를 신청했다. 단순 경쟁률은 17.2대 1로 집계됐다.

기관투자자 대다수는 공모가를 희망범위 아래로 제시했다. 1141개 기관 중 871곳(76.3%)이 공모가 하단 미만을 제안했다. 공모가 하단을 신청한 기관은 130곳(11.4%)이다. 공모가 상단 초과를 제안한 기관은 52곳(4.6%), 상단을 제시한 기관은 33곳(3.3%)이었다. 희망범위 내에서 공모가를 제시한 기관은 14곳(1.2%)이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공모 주식수도 축소했다. 기존 1447만6000주에서 약 300만주를 줄인 1158만800주만 모집하기로 했다. 신주모집 100%는 그대로다. 확정된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공모금액은 4192억원이며, 전체 상장주식수는 6822만6958주다. 상장 후 시가총액도 기존 3조원에 미달하는 약 2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과 높은 기준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주식시장이 불안정해지며 정상적인 수요예측이 어려웠다”며 “해외와 달리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일부 양극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국내외 우량기관의 대형 주문이 공모가격 밴드로 신청하고 주문수량의 80% 이상이 확정공모가 이상에서 접수돼 관련 내용을 고려해 공모가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진=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에코프로그룹 계열사로 지난 2017년 설립된 전구체 생산 전문업체다.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및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에 사용되는 전구체를 주로 제조한다. 전구체는 2차전지 소재 양극재를 만들기 위한 전 단계 원료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이번 수요예측에서 기대에 못 미친 수준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것은 고평가 논란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모가를 산정하기 위한 비교(Peer) 그룹으로 글로벌 전구체 회사보다 멀티플(기업가치 배수)이 높은 국내 양극재 업체를 선정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비교그룹으로 포스코퓨처엠(003670), 엘앤에프(066970), 코스모신소재(005070) 등 국내 기업 3곳과 중국 전구체 업체 CNGR 1곳을 선정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5위로, 1~4위를 차지한 중국 업체에 비해 현재 시장 장악력은 낮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로 전기차 수요 둔화 전망이 나오는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전기차 주요 업체인 테슬라는 올해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가 0.66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 0.73달러를 하회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여기에 제너럴모터스(GM)가 내년까지 2년간 세웠던 전기차 생산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전기차 구매 수요가 위축됐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시장 일각에선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는 반전의 역사를 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의 공매도 금지가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6일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전 종목을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주요 타깃이었던 에코프로의 주가는 급반등했다. 에코프로는 이날 85만9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3.74% 오르며 이틀째 상승했다. 이날 장중에는 92만8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에코프로가 장중 90만원을 상회한 것은 지난 9월 말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성장성이 뚜렷한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전구체 수요 급증에 대응해 3·4공장을 건설해 올해 연간 생산능력 5만t을 오는 2027년까지 21만t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국의 인플레감축법(IRA)을 필두로 중국 업체를 대체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 아래 2027년에는 외부 판매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오는 8~9일부터 일반청약을 실시하며, 오는 11월1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상장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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