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3Q EUV 5조원치 팔아…삼성·SK도 '하이 NA' 발주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반도체 장비 제조 기업 ASML이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EUV 장비 확보 경쟁의 영향으로 올해 연간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ASML 클린룸 내부 전경.ⓒASML (사진=ASML)

ASML은 올해 3분기 매출 57억7800만유로(약 8조960억원), 순이익 17억100만유로(약 2조3800억원)를 각각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었지만 순익은 2.2% 줄었고, 마진율은 51.8%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ASML이 올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웃돌았다. 증권가는 ASML의 3분기 순이익이 14억2000만유로(약 1조99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같은 호실적의 비결로는 ‘EUV’가 꼽힌다. ASML의 3분기 예약 매출액(수주 잔액)은 89억유로(약 12조4700억원)로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EUV 노광장비 매출은 38억유로(약 5조3200억원)를 기록했다.

ASML은 글로벌 거시 경제 상황과 반도체 업황이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EUV 장비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4분기 예상 매출액은 61억~66억유로(약 8조5500억원~9조2600억원) 수준이다. 연간으로는 211억유로(약 29조5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쓸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첨단 공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EUV 장비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반도체 장비인 ‘하이(High) NA’ EUV 노광장비를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과 TSMC 역시 하이 NA EUV 장비 도입을 공식화하며 경쟁이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수퍼 을’ ASML은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우리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계속 강해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ASML은 미국의 새로운 수출 규제를 지속적으로 평가하며 따르고 있다”며 “초기 검토 결과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내년 출하 계획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