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빛 좇아…빗줄기를 뚫다

미리 본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루치아'는 스페인어 빛·비 합성어
투어 최초 1만 리터 물 속에서 곡예
"자연의 아름다움에 창의성 접목"
멕시코의 신화 담은 아트서커스
  • 등록 2023-10-25 오후 7:00:00

    수정 2023-10-25 오후 7:28:09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명의 여성 아티스트가 시어휠(Cyr Wheel, 대형 훌라후프)에 올라타 무대 위를 빙글빙글 돌며 아찔한 곡예를 펼친다. 또 다른 1명의 여성 아티스트는 천장 높이 매달린 공중그네를 타고 하늘을 날듯 움직인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퍼포먼스에 넋을 놓을 무렵, 천장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폭우처럼 쏟아져 내린다. 물 때문에 미끄러울 법한데도 아티스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퍼포먼스를 이어간다. 경이로움 그 자체다.

물과 조명으로 기존 작품과 차별화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중 ‘시어휠 & 트라페즈’(대형 훌라후프와 공중그네) 퍼포먼스의 한 장면. (사진=마스트인터내셔널)
세계적인 아트 서커스 그룹 ‘태양의서커스’(Cirque du Soleil)가 새로운 작품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꿈과 현실 사이 상상의 멕시코를 그린 ‘루치아’(Luzia)다. ‘루치아’는 2016년 4월 초연한 태양의서커스의 38번째 오리지널 작품. 투어 공연 최초로 아크로바틱(acrobatic, 곡예) 퍼포먼스에 물을 접목해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에서 막을 올린다.

‘루치아’라는 제목은 스페인어로 ‘빛’(luz)과 ‘비’(lluiva)를 합쳐 만든 신조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물과 조명으로 기존 태양의서커스 작품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루치아’의 색다른 퍼포먼스를 미리 봤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시어휠과 트라페즈(Trapeze, 공중그네)’와 함께 아크로바틱의 한 종류로 3명의 아티스트가 1명의 아티스트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거나 뒤집는 ‘아다지오’(Adagio), 천장에 매달린 줄을 이용하는 공중곡예 ‘에어리얼 스트랩’(Aerial Straps) 등 총 3개의 퍼포먼스를 공개했다. 실제 공연에선 19개의 퍼포먼스 및 쇼가 130분(인터미션 25분)간 펼쳐진다.

특히 ‘에어리얼 스트랩’이 눈길을 끈다. 우물을 찾은 한 예술가가 멕시코 문화에서 신화적 동물로 여겨지는 재규어와 교감하는 장면이다. 예술가 역을 맡은 아티스트는 공중에 매달린 줄과 무대 바닥에 설치된 물을 오가며 퍼포먼스를 펼친다. 그동안 3명의 아티스트가 조종하는 실제 크기의 재규어가 무대를 오가며 진풍경을 연출한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공연을 한층 더 신비롭게 만든다.

시연회 이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그레이스 발데즈 예술감독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해야 한다는 예술적인 고민, 그리고 아트 서커스로 창의적인 작품을 보여줘야 한다는 기술적인 고민 속에서 아크로바틱에 물을 접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루치아’는 공연 1회당 무려 1만 리터에 달하는 물을 이용한다. 이 물은 매회 재활용된다. 아티스트의 건강을 위해 여과, 소독 과정을 거쳐 섭씨 39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발데즈 예술감독은 “무대 바닥 밑에 촘촘한 구멍으로 하수 시설을 설치했고, 바닥도 미끄럽지 않은 소재를 이용해 아티스트의 안전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태양의서커스, 국내서도 누적 관객 100만 돌파

태양의서커스 ‘루치아’의 제작사 태양의서커스의 다니엘 라마르(왼쪽) 부회장, 주최사 마스트인터내셔널의 김용관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마스트인터내셔널)
태양의서커스는 1984년 캐나다 퀘벡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90개국 1450개 도시를 돌며 누적 관람객 3억 6500만명을 달성했다. 국내에선 마스트인터내셔널이 2007년 ‘퀴담’으로 처음 소개했다. 이후 ‘알레그리아’, ‘바레카이’, ‘쿠자’, ‘뉴 알레그리아’ 등을 연달아 선보이며 누적 관객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다니엘 라마르 태양의서커스 부회장은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을 때마다 한국 공연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며 “한국은 이제 태양의 중요한 시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루치아’는 사전 예매만으로 역대 태양의서커스 작품 중 최단기간에 150억원의 매출을 돌파하는 흥행 성적도 거두고 있다. 첫 지역 공연에도 나선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서울 공연을 진행한 뒤 내년 1월 13일부터 2월 4일까지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내 빅탑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김용관 마스트인터내셔널 대표는 “태양의서커스가 오랫동안 한국에서 공연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공고히 세운 결과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라마르 부회장은 한국 문화를 소재로 한 태양의서커즈 작품 제작 의사도 표명했다. ‘루치아’의 경우 멕시코 측에서 자국의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태양의서커스에 작품 제작을 의뢰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마르 부회장은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만큼 한국 문화를 반영한 태양의서커스 작품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라고 전했다.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중 ‘에어리얼 스트랩’ 퍼포먼스의 한 장면. (사진=마스트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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