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주재로 오는 29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특히 최근 뜨거운 감자로 재부상한 난민 문제 해법을 놓고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회원국 간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난민 문제와 관련, 당초 EU는 작년 12월 열린 정상회의에서 이달 말까지 난민 문제의 근본 개혁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지만 회원국 간에 의견이 크게 맞서고 있어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유럽행 난민’은 지난 2015년 최대 140만 명에 이르며 절정에 이르렀으나 이후 지속해서 감소, 작년에 절반에 가까운 72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유럽행 난민에 대해 처음 도착한 EU 회원국에서 망명절차를 밟은 뒤 다른 EU 회원국에 재배치한다는 이른바 ‘더블린 규칙’에 대해 대다수 난민이 첫 발을 들여놓는 이탈리아와 그리스가 불만을 드러내고 일부 동유럽 국가들은 의무적인 난민 할당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돼왔다.
이번 회의에서 정상들은 난민의 유럽행을 막기 위해 EU 역외인 북아프리카나 중유럽 국가에 역외난민센터를 건립해 망명신청을 심사토록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불법적인 밀입국 단속을 강화하고, 난민이 발생하거나 거쳐오는 국가에 대한 지원을 늘려 난민들의 유럽행을 저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앞서 EU 16개국 정상들은 지난 24일 브뤼셀에서 비공식 미니 정상회의를 열고 난민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모였지만,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어 정상들은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 영국 측에 브렉시트 이후 양측의 미래 관계에 대한 세부내용을 좀 더 명확히 밝힐 것과 쟁점이 되는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국경을 지날 때 여권 검사와 같은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는 국경)’를 피하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상들은 프랑스와 독일이 제안한 유로존 공동 예산 설정, 유로존 구제기금인 유럽안정화기구(ESM)의 강화 및 유럽통화기금(EMF)으로의 전환문제 등 유로존 개혁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또한 정상들은 미국이 주축이 돼서 유럽과 북미지역 안보를 책임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EU 간 협력 방안, EU의 자체적인 국방·안보능력 강화방안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