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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소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동연락사무소 개소 한 달을 맞아 가진 브리핑에서 “북측에도 ‘우리가 하는 것 하나하나가 표준이 될 수 있다.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는 4·27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에 따른 것으로 지난달 14일 정식 개소했다.
공동연락사무소에서 남북이 함께 지내면서 서로 얼굴을 마주할 시간이 급격하게 늘었다. 지난 한 달여간 단순 유·무선 통화를 제외한 남북간 연락과 협의는 60회 이상 진행됐다. 우리측 천해성 소장과 북측 전종수 소장간 회의는 2차례가 열렸고 김 처장과 북측 황충성 소장 대리간 부소장급 회의는 10차례 이상 개최됐다. 김 처장은 “그게 의미가 없다. 복도에서 만나서 이야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양측이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남북간 업무도 몰라보게 빨라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0.4 기념행사 평양 개최다. 북측이 업무가 종료된 오후 9시45분께 김 처장에게 만남을 요청했고 약 두 시간이 지난 오후11시55분께 10·4 선언 11주년 공동기념행사를 평양에서 개최하자는 내용의 문서를 전달했다. 남북이 한 건물에 상주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잦은 만남 속에 서로에 대한 신뢰도 작으나마 쌓이고 있다. 처음 공동사무소 내 장소 이동시마다 북측 인원들이 안내를 이유로 같이 다녔지만 현재 숙소와 식당, 사무실은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 차로 약 3분 거리로 가깝지만 자유로운 활동 공간을 넓혀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 처장은 “황충성 (북측 소장) 대리에게 ‘송악산이 보이는데 등산하자. 박연 폭포도 가자’고 제안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소장 대리는 “박연 폭포만 갈거냐, 황진이 무덤은 안가냐”고 되물을 정도로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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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망의 구축도 필요하다. 공동연락사무소 직원들은 인터넷이 되지 않아 위성TV를 통해 남측 소식을 접하고 있다. 일과를 마치고도 이렇다할 여가거리가 없어 숙소 1층에 설치된 헬스장에서 탁구 등을 치는 것이 전부다.
김 처장은 “문재인 대통령도 공동 연락사무소가 상주 연락사무소로 발전해 나갈 전망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 만큼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