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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우리 속담대로 최근 한중관계는 말그대로 순풍이 불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한중관계가 본격적인 해빙모드를 맞이한 것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불과 이틀 만에 중국의 경제정책 책임자인 리커창 총리를 만나는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불과 이틀 만에 중국 서열 1.2위 정상을 연쇄 접촉한 것이다. 지난 7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넉 달 가량 단절됐던 양국 정상간 만남이 순식간에 성사된 것이다.
文대통령 “한중관계 새 시대”…리커창 “조속히 정상궤도 추진”
문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드배치를 둘러싼 양국 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리커창 총리는 이에 “지난 동안에 양측은 예민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진전을 이뤄졌다”며 “한중관계도 적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기울여주신 노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문 대통령이 중국 고전을 인용한 것과 관련, “중국에도 비슷한 말이 있다. 봄이 오면 강물이 먼저 따뜻해지고 강물에 있는 오리가 먼저 따뜻한 봄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양측의 공동의 노력을 통해서 한중 관계를 조속히 정상적인 궤도에 추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중관계 정상화의 상징적인 장면은 오는 12월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다. 시 주석과의 베이징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한중 관계가 사드배치 갈등 이전 수준으로 완전하게 복원되느냐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리커창 총리와 회담을 가진 것은 사드갈등 해소 이후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한 세부사항을 조율한다는 의미도 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이르면 다음주 중국 베이징을 방문, 12월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조율 등 실무적인 준비에 나서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 1년여 동안 부분적으로 위축되었던 경제, 통상, 문화, 인적교류 등 제반분야 협력을 실질적으로 회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한중 관계가 사드갈등 이전 수준으로 복원돼야 한다는 강력한 의사를 나타냈다.
12월 베이징 한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가 사드 갈등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그동안의 모든 문제가 일거에 해소되는 상전벽해의 변화다.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여행·면세점업계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의 교류가 정상화될지 주목된다. 중국은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사드 경제보복 문제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측의 한국 관광제한 및 한류 차단 해제 조치는 양국관계 부활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