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견 경태'로 6억 후원금 횡령한 택배기사…1심 징역형 불복, 항소

택배기사·검찰, 1일 쌍방 항소장 제출
"반려견 치료비 필요하다"며 6억 후원금 모은 후 잠적 혐의
동부지법, 지난달 27일 前 택배기사 A씨에게 징역 2년 선고
'주범' 지목·구속 중 도주했던 여친 B씨에겐 징역 7년형
  • 등록 2023-02-01 오후 6:12:55

    수정 2023-02-01 오후 6:13:58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유기견 출신의 ‘택배견 경태’를 내세워 후원금 악 6억원을 가로채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택배기사가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택배견 ‘경태’ (사진=‘경태아부지’ SNS)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기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직 택배기사 A(34)씨는 이날 서울동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의 항소 이후 검찰 역시 항소장을 법원에 냈다.

A씨는 2020년 유기견 ‘경태’를 택배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경태아부지’라는 별명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유명세를 얻었다. 이후 유기견 ‘태희’를 추가 입양하며 많은 팔로워를 모았다. A씨는 여자친구 B(38)씨와 함께 지난해 3월 SNS 계정에 “택배 차량이 고장났는데 강아지들이 아프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약 6억원의 기부금을 모은 후 이를 돌려주지 않고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들의 범행으로 인한 총 피해자는 1만3000여명에 이른다. 총 피해 금액은 6억원으로, 대부분은 도박 등에 탕진해 변제되지 않았다. 이들은 잠적 6개월만인 지난해 9월 대구에서 붙잡혔고, 검찰은 후원금 대부분이 B씨의 계좌를 거친 만큼 여자친구를 주범으로 특정해 구속기소했고, A씨는 불구속 기소했다. B씨는 구속 상태에서 임신중절수술을 사유로 구속정지집행이 이뤄지자 한 차례 더 도주하기까지 했다.

지난달 27일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민성철 판사는 A씨에게 징역 2년을, B씨에게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피해자들에게 460만원을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반려인을 키우는 사람들이 느끼는 공감, 선한 마음을 바탕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 한 만큼 범행 수법이 불량하고 동기 역시 불순하다”며 “다수의 피해자를 낳은 만큼 잘못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구속 중 도주를 감행했던 B씨 역시 질타했다. 재판부는 “인도적 차원의 결정을 악용해 도주, 추가적인 사법부의 인적·물적 자원을 소모하게 했고 책임을 모두 A씨에게 떠미는 등 진지한 반성의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A씨와 B씨는 첫 공판에서 범행 사실은 인정했지만, 서로 주범이 아니며 후원금의 행방 등에 대해서도 서로 ‘내가 그러지 않았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로 인해 상호 피고인 심문까지 진행하며 공방을 이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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