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문제 출제’ 학교장, 시의적절치 못해 ‘공식 사과’

  • 등록 2018-10-12 오후 9:57:08

    수정 2018-10-12 오후 9:57:08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교내 영어 시험에 가수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최모씨 등을 등장시켜 논란을 빚은 인천의 한 여자고등학교가 공식사과했다.

해당 여고의 교장은 12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문제 형식 및 출제에 있어서 시의적절하지 못한 점이 있었음을 해당 교사도 인정하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다. 앞서 이 학교는 구하라와 최씨의 폭행 사건 논란과 관련된 시험문제를 출제했고 이후 시험문제가 SNS에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았다.

학교장은 사안의 경위를 밝혔다. 그는 “10월 11일에 있었던 3학년 영어독해 시험 서술형 지문의 부적절함을 한 학생이 SNS에 게재한 후 이것이 리트윗 됐다. 이후 10월 11일 오후 4시5분경 한 언론사에서 관련 내용을 문의해 왔다”라며 “학교에서는 그때 상황을 인지한 후 당일 오후 4시30분경에 평가담당부장, 교무부장이 해당교사와 면담을 갖고 문제 출제 의도와 상황 등에 대한 소명을 듣는 등 상황 파악을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담당 교사의 출제 의도에 대해서는 “타인의 심각한 상황에 대하여 조롱하는 식의 언어 사용은 부적절하므로 언어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전달하는 방식에도 신중함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올바른 언어 사용의 방식을 묻는 문제였다”라고 밝히면서도 “피해자를 보호하고 함께 아파하며 공감해야 할 사회적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문제 자체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피해자의 입장에서 접근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또 “의도와는 상관없이 현재 경찰 조사 중인 사건과 관련된 인물의 사진 및 실명을 사용함으로써 관련된 분들과 학생들에게 상처와 불편함을 끼친 점은 분명한 잘못”이라며 “10월 12일 오전 9시경에 교육청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소명 요청을 받아 사안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교육청의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논란이 된 시험 문제에는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최모씨 그리고 걸그룹 카라로 구하라와 함께 활동했던 강지영이 등장한다.

해당 지문에서는 강지영이 ‘팝콘각’이라는 말을 아느냐며,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로운 일이 있을 때 쓰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한 걸그룹 멤버가 남자친구랑 크게 싸워 뉴스에도 난리가 났다고 덧붙인다. 이에 지문에서 구하라는 그런 말은 쓰면 안 된다며 심각한 내용을 그런 단어로 말해 기분이 나쁘다는 반응을 보인다. 최씨는 구하라 말에 동의한다고 말한다.

이 같은 내용의 시험문제는 지난 11일 SNS 등을 통해 알려졌고, 네티즌들은 해당교사가 사건을 일방적으로 해석한 뒤 희회화했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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