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떠나 학교 근처에서 자취 중인 대학생 박모(22)씨는 최근 대면 강의 개강이 또다시 연기되면서 자취방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박씨는 “굳이 자취방이 필요 없는데 3월부터 입주해 월세도 내고 생활비도 들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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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비대면 강의, 늘어나는 대학생 한숨
최근 대학들은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자 현재 진행중인 온라인 강의를 연장하고 있다. 성균관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은 비대면 강의를 무기한 연장하기도 했다. 당초 3월 말까지로 예정됐던 온라인 강의를 추가 연장해 다음달 13일부터 오프라인 강의에 들어가는 곳도 대다수다.
등교할 필요가 없어진데다 ‘집 나가면 돈’인지라 아무도 살지 않는 빈 방에 꼬박꼬박 월세를 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지역 대학생 A씨는 “학교 수업이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면서 공짜로 두 달째 월세를 주고 있는데 경기가 안 좋다며 아르바이트에서도 잘렸다”며 “소액 대출이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오프라인 개강이 밀린 학생들이 집주인에게 한 달만 늦게 입주하면 안 되겠냐는 부탁을 많이 하지만 대부분이 거절한다”며 “1~2주 정도 연기해준 사례가 있지만 매우 드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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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빈 방에 한 달치 월세를 내고서라도 ‘월세방 지키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비대면 강의 2주 연장이 확정된 경희대에 재학 중인 남우석(21)씨는 “경희대는 학생 수가 1만3000여명이 넘을 정도로 많고 주변에 한국외국어대와 서울시립대도 있어 월세 수요가 많다”며 “괜찮은 원룸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눈치 싸움을 벌이면서 어쩔 수 없이 월세를 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대학생들이 모이는 대학가에선 원룸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건국대와 세종대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대학교) 개강에 맞춰 2월에 원룸들이 대부분 마감이 됐다”며 “코로나19로 (대면) 개강이 미뤄졌는데도 남아있는 방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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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은 오프라인 개강 연기로 인한 학생들의 부담을 학교 측에서 일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돼 수업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고, 도서관이나 실습실 등도 다 폐쇄해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등록금 일부를 반환하거나 생활비를 장학금 형식으로 보전해 달라는 것이다.
반발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지 않는 상황을 학교 측에서 미리 예측하고 공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세종대 앞에서 자취를 하는 황모(27)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질 것을 학교도 예측 못 한 상황인데 월세가 나간다고 학교에 책임을 묻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애초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에 지원할 때 월세 부담을 감수한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많은 대학생들은 주거비 부담이 큰 상황이다. 지난 2019년 설문조사 전문기업인 두잇서베이가 성인남녀 409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기숙사가 아닌 공간에서 자취하는 대학생 71.1%가 주거비 경제적 부담이 높다고 답했다. 혼자 한 달 살기 적정한 주거비로는 30만원 미만(43%)을 꼽았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대학가가 몰려 있는 신촌 원룸의 평균 월세는 50만원, 회기동은 48만원으로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적정 주거비를 훌쩍 넘는다.
“대학생 주택, 민간 아닌 지자체가 직접 나서야”
이를 위해 김 국장은 “공공성을 가진 임대주택을 지자체가 주도해서 용도 변경, 개발 하고 운영해 청년들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정 주거비를 지불하고 살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년주택사업은 민간에 맡겨 운영하기 때문에 공급이 모자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국장은 “지자체가 책임을 지고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