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기업 줄줄이 적자...외연 확대 대비 수익모델 부재
17일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VC가 ICT서비스업체에 신규투자한 금액은 3494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1553억원 규모의 투자자금이 ICT서비스 분야에 몰린 후 2015년 4019억원까지 확대됐지만 지난해 투자액이 다소 줄었다. 지난 5년간 신규투자액만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VC업계 전체 투자자금 중 20%가량이 O2O 기업이 포함된 ICT서비스에 투자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투자가 실패로 이어져 손실을 볼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실제 O2O 기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러한 우려에 힘이 실린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숙박업 중개업체 ‘야놀자’의 경우 지난 2015년 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으며 미국 베인캐피털의 투자를 받은 ‘쏘카’는 6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폭을 키웠다.
VC업계에서는 O2O 기업이 급증해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결국엔 경쟁에서 살아남는 회사가 있겠지만 도태되는 기업 역시 많아질 것이란 것이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O2O 기업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은 지켜보는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며 “가입자 등 외연만 확대됐을 뿐 별다른 수익모델을 찾지 못한 기업들이 많아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IPO·M&A 통한 투자자금 회수 ‘난항’
모바일 내비게이션 ‘김기사’ 서비스를 카카오에 매각한 록앤올(한국투자파트너스 투자)의 사례처럼 M&A를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지만 최근 들어 M&A 건도 감소하고 있다. 2015년 40건에 달했던 스타트업 M&A는 지난해 SK플래닛에 매각된 ‘헬로네이처’를 포함해 약 10건에 그쳤다.
또 다른 VC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분야 등은 기술 특례로 상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모바일 관련 스타트업은 그 범주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재무상황도 좋지 못한 경우가 많아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M&A 시장 상황 역시 우호적이지 않아 제때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