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희의 이게머니]천슬라도 억트코인도 접었다…'밈'주식 향하는 개미들

레딧 통한 주가 띄우기에 개인투자자 매수세 급증
'공매도 포지션+개인 매수'..숏 스퀴즈로 주가 상승
밈 주식 랠리에 가장 큰 수혜자는 '로빈후드'
SEC, 밈 랠리에 불법행위 있나..조사 결과 발표 예정
  • 등록 2021-06-01 오후 8:30:00

    수정 2021-06-04 오후 2:21:19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밈(Meme·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오르는 종목)’ 주식이 돌아왔다. 주가는 고점 언저리에서 빙빙 맴돌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자산)도 맥을 못 추는 상황이 이어지자 ‘한방’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밈 주식으로 몰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레딧의 월스트리트베트에 올라온 글
◇ 밈 주식, 왜 이러나..‘공매도 포지션 늘어난 게 신호?’


연초 뉴욕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밈 주식 랠리가 재현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극장 체인점인 AMC 주가는 지난 달 21일까지만 해도 12.08달러에 거래됐으나 지난 일주일(5월 24~28일)간 두 배 가량 급등, 26.12달러로 상승했다. 2017년 1월 31일(26.31달러) 이후 4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28일 장중엔 36.72달러까지 올랐다. 연초 밈 주식의 대표 종목이었던 비디오 게임소매 업체 게임스탑(게임스톱)은 일주일 새 주가가 25.6% 올랐다. 육류대체품 제조업체인 비욘트 미트도 36.4% 상승했다.

반다 리서치 데이터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AMC 주식을 지난 달 27일 약 1억2700만달러 순매수했다. 지난 1월 27일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순매수다. 28일엔 6억6500만주의 매매가 나타났다.

AMC는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2거래일 연속 거래가 가장 많은 종목이다. 소셜미디어 레딧의 월스트리트베트에 따르면 뉴욕증시 개장 전을 앞두고 ‘AMC to 40달러 YOLO’ 등 AMC 주가 상승을 지지하는 듯한 메시지들이 올라오고 있다.

반다 리서치의 글로벌 거시 전략가 비라즈 파텔은 “주식시장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1월에 일어난 (밈 주식 랠리)의 데자뷰 느낌”이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등에서 주가 띄우기를 한다는 것 외에 밈 주식은 오를 만한 별다른 호재가 없이 오른다. AMC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발해지면서 극장업은 사양산업에 접어들고 있고 특히 작년엔 코로나19로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AMC는 주가가 오른 틈을 타서 자사주를 매각하거나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AMC 주식 수는 작년말 1억1720만주에서 최근 4억5000만주로 급증했다. 유상증자는 유통주식 수 증가로 이어져 주당 가치를 떨어뜨린다. 게임스탑의 경우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에 주가가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 역시 게임스탑 홈페이지에 ‘GameStop NFT’라는 도메인이 등장했기 때문으로 아직까진 추측에 불과하다. 게임스탑 역시 작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밈 주식 랠리는 공매도 포지션과도 연결된다. 밈 주식은 공매도 투자자들의 타깃이 되기 쉽다. 하지만 역으로 공매도 세력이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공매도가 이뤄진 상황에서 주가가 급등하면 공매도 세력은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주식을 사들일 수 밖에 없다.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오르는 가 발생하게 된다. 연초 ‘개미들의 반란’으로 불린 게임스톱이 대표적 사례다. 아이호 두사니스카이 S3 파트너스 예측 분석 책임자는 “AMC, 게임스탑 모두 매우 높은 숏스퀴즈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AMC 공매도 비중은 최근 유통주식의 21%에 달한다. 연초 28%보다는 적지만 3월 11%에 비해선 많다. 게임스탑의 공매도 비중은 20%로 3월 18%에서 증가했다. 물론 연초 140%를 넘어선 것에 비해선 적은 규모이나 비중이 늘어났다. 실제로 지난 주 밈 주식 랠리에 AMC 공매도 투자자들은 12억달러 손실을, 게임스탑은 5억달러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 마켓포인트)
◇ 개인투자자 승리?..밈 랠리 수혜자 따져봐야


여기까지만 보면 밈 주식 랠리는 공매도 투자자를 물리친 개인투자자의 승리처럼 보이지만 밈 주식 랠리에 누가 가장 수혜를 보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CBS는 지난 달초 “밈 주식 랠리로 로빈후드가 연초 최소 1억1000만달러를 벌었다”고 밝혔다. 로빈후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주식, 옵션 등 증권거래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개인들의 거래 주문을 초단타 트레이딩 업체 시타델 증권, 버투 파이낸셜 등에 판매하는 소위 ‘투자자 주식 주문 정보 판매(payment for order flow:PFOF)’로 돈을 벌고 있다.

로빈후드는 PFOF를 통한 수수료가 전체 이익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후드의 개인투자자 거래 정보를 얻는 시타델 증권은 미국 상장 주식 및 옵션 거래대금의 47%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기도 했다. 시타델 증권은 우리나라에서 단타 매매로 코스닥 시장을 교란시켰단 혐의를 받아 금융위원회가 1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는 방안이 논의 중이기도 하다.

로빈후드는 1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게임스탑 등 특정 주식 매수를 제한하는 전례 없는 조치를 내려 개인투자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게임스탑 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거래를 멈춰 공매도 투자자의 추가 손실을 막아 공매도 세력과의 결탁 의혹에 휩싸였다. 특히 로빈후드의 최대 수익원이 시타델 증권인데 시타델 증권 관계회사인 시타델이 공매도 투자로 손실을 본 멜빈 캐피탈에 긴급 자금을 투입하면서 이런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그러나 로빈후드와 시타델증권은 이런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지난달 초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밈 주식과 관련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 것은 걱정하지 않는다”며 “영향력 있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악의적인 행위자가 더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SEC는 연초에 발생한 밈 주식 랠리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등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등을 조사해 발표할 계획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추종 매매를 부추기고 개인투자자들의 주문 정보가 트레이딩 업체로 흘러가는 과정 등에서 주가 조작이 나타났을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최근 밈 주식 랠리가 얼마나 로빈후드와 연관성이 있을 지도 관심이다. 마켓워치는 최근 “아이폰, 안드로이드 앱스토어 순위에 로빈후드 등 주식 중개 업체가 상위권에 없다”며 연초 랠리와는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반다 리서치는 AMC 주식은 로빈후드와 프리트레이드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주식으로 매수 주문이 매도 주문보다 두 배 많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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