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긴축 신호' 더 강해졌다…내달 금리 올릴듯(종합2보)

누구도 예상치 못한…3분기 'GDP 서프라이즈'
올해 3% 성장 확실시…내달 한은 금리 올릴듯
금융시장 즉각 가격 반영…금리상승·환율하락
국고채 3년물 금리, 2년11개월來 최고치 급등
  • 등록 2017-10-26 오후 5:38:31

    수정 2017-10-26 오후 5:38:3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한은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일처리가 섬세하고 꼼꼼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는 동시에 “모시기 힘든 상사” 평가를 받기도 한다.

지난 19일 오전 11시25분께. 이렇게 보수적인 이 총재가 자신감 있는 어투로 올해 3% 경제성장률을 전망하자, 금융시장은 물론 한은 내부도 술렁였다. 우리 경제가 성장 국면에 있다는 공감대는 있었지만, 당초 시장은 2.9%를 내다봤다.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강해진 상당 부분이 이 총재의 강한 말투에서 나왔다.

당시 일부 인사들은 경제전망을 맡는 한은 조사국에 “경기가 정말 그렇게 괜찮냐”고 물었는데, “나중에 한 번 지켜보시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조사국의 9월 동향 모니터링은 그만큼 호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은 경제통계국이 내놓을 성장률 수치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읽혔다.

첫 분수령이 26일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였다. 올해 3% 경로를 역산해보면 3분기 0.8%(전기 대비) 성장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장은 이를 토대로 0.9%를 전망했다. 이 총재의 자신감에 “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기저에 있었다.

그런데 전날인 지난 25일 당국 안팎에서는 “1%를 넘을 수도 있다”는 소문까지 일부 돌았다. 서프라이즈 중 서프라이즈 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경제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부분 이랬다. “에이, 반도체가 아무리 좋다고는 하지만 설마 그 정도이겠습니까.”

설마설마 했는데 현실로

이날 오전 8시께. 설마는 현실로 다가왔고, 경제계 전체는 깜짝 놀랐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무려 1.4%. 이는 지난 2010년 2분기 1.7%를 기록한 이후 29분기, 다시 말해 7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시장의 한 인사는 “시장에 있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분기 성장률 1.4%는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다. 우리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 받는 2012년 이후 0%대 성장률이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이번 호실적은 한은 내부도 놀라는 기류다. 통상 경제통계국의 분기 성장률 속보치는 발표 시기가 임박해서야 구체적으로 나온다고 한다. 관련 보고를 받은 이 총재 등 한은 고위층은 비슷한 반응을 보인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국 모니터링 등을 통해 관측한 것보다 더 좋은 수치가 나왔기 때문으로 읽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한은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경제를) 예측하는 곳”이라면서 “내년까지는 성장세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 ‘한 발 더’

상황이 이렇자 다음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총재는 최근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제시해 왔다.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3% 성장률을 달성한다면 언제든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선된 경기 여건이 걸맞는 기준금리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며 인상 시점을 달초 내년 1월에서 다음달로 수정했다.

시장은 곧바로 이를 가격에 반영했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8.8bp(1bp=0.01%포인트) 상승한 2.182%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18일(2.183%) 이후 2년11개월 만에 최고치다.

국고채 5년물 금리도 7.7bp 급등한 2.418%에 마감했다. 2014년 12월8일 2.445%에 마감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0년물 금리 역시 4.3bp 상승한 2.543%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이하 금리는 깜짝 성장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의 영향을 받았다.

원화 가치도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3원 하락한(원화가치 상승) 1124.6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월 1일(1122.8원) 이후 거의 두 달 만에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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