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이냐, `오류`냐…화성 8차사건으로 옮겨붙은 검·경 갈등(종합)

경찰, 17일 '화성 8차 사건' 담당 검사 입건 밝혀
검찰 직접 수사 발표 후 사건 브리핑 열어
수사권 조정 두고 날 세우는 검·경 여론전 비판도
  • 등록 2019-12-17 오후 6:55:01

    수정 2019-12-17 오후 7:04:20

이춘재 (사진=연합뉴스)


[수원=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검찰이 지난 11일 ‘화성 8차 사건’을 직접 수사하겠다고 밝힌 후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의 갈등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검찰의 직접 수사 발표 후 경찰은 17일 화성 8차 사건과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를 입건했다고 밝힌 것이다. 또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에 대해 ‘오류’가 있었다고 발표한 데 대해 검찰은 즉각 입장을 내고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수사권 조정을 두고 대립 중인 검·경이 사건의 본질을 파헤쳐 알리기보다 서로에게 유리한 여론전을 이끌어가려고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당시 사건 지휘한 담당 검사 입건 ‘직권남용과 감금’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춘재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는 17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남부청에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사건 수사 상황’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 경찰은 이춘재에 대한 추가 입건 사항과 논란이 됐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 재심이 청구된 화성 8차 사건, 화성 초등생 사건 수사 관계자 입건 등 주요 내용을 알렸다.

특히 앞서 검찰이 직접 수사하겠다고 밝힌 화성 8차 사건과 관련해 이목이 집중됐다. 최근 검찰이 화성 8차 사건을 수사하겠다고 한 후 국과수 감정 결과의 조작 의혹, 추가 폭행 경찰관 의혹 등을 사실을 알리며 경찰의 수사에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검사 A씨를 비롯해 수사과장 B씨를 직권남용 체포·감금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경찰관 51명 가운데 사망한 11명과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3명을 제외한 총 37명을 수사한 결과 당시 형사계장 등 6명을 직권남용 체포·감금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독직폭행, 가혹행위 등 혐의로 입건했다”며 “담당 검사 A씨는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한 윤모씨를) 임의동행부터 영장 발부 전까지 법적 근거나 절차 없이 75시간 동안 감금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찰은 화성 8차 사건에 대한 검찰 측 발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재심 관련 변호인 측에서 보다 신속한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해 의견서를 빨리 제출해 달라는 요구가 있어서, 의견서 작성을 위한 조사에 한정해서 조사하겠다고 (검찰로부터) 통보받았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는 거라고 저희는 믿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기소·재판한 국가기관 모두 책임”

검찰은 경찰로부터 옛 수사기록을 받아 검토하던 중 국과수 감정 결과와 수사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검찰이 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조작됐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 “조작이 아닌 오류”라고 맞섰다. 경찰 관계자는 “조작이라는 건 없는 것을 지어내 만드는 것”이라며 “국과수 감정 과정을 시료 분석 결과값을 인위적으로 조합, 가공, 첨삭, 배제해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검찰도 즉각 입장을 냈다. 검찰은 그동안 검찰이 입수한 원자력연구원의 감정자료, 국과수의 감정서 등 제반 자료와 관련자 및 전문가들에 대한 조사결과에 비춰보면 경찰의 발표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날 검찰은 “범죄현장에서 수거하지 않은 일반인들의 체모를 감정한 결과를 범죄현장에서 수거한 음모에 대한 감정 결과인 것처럼 허위로 작성한 후 감정결과 수치도 가공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모든 용의자들에 대한 국과수 감정서엔 범죄현장에서 수거한 체모 감정결과를 기재했지만 윤씨에 대한 감정서에서만 엉뚱한 일반인의 체모를 현장에서 수거한 체모인 것처럼 허위 기재하는 방식으로 조작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향후 재심의견서에 담겠다고 밝혔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에서 중학생 박모양이 자택에서 성폭행당하고 숨진 사건이다. 윤씨는 당시 범인으로 지목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다.

최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로 입건된 이춘재가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 사건과 다른 4건 등 14건의 살인을 자백하면서 진범 논란이 불거졌다. 윤씨는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