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사전청약’ 흥행에도…국토부 칭찬할 수 없는 이유

평균 특공 경쟁률보다 6배나 높아
경쟁률 높자 예정보다 발표 당겨
자화자찬 아닌 탈락자 불안 해소시켜야
  • 등록 2021-08-04 오후 7:08:32

    수정 2021-08-04 오후 7:08:32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3기 신도시 사전청약 특별공급과 신혼희망타운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시작 전부터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으나, 4만명의 신혼부부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3기 신도시에 청약통장을 던졌다. 그러나 ‘흥행 성공’에도 3기 신도시에 대한 무주택자들의 칭찬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높은 경쟁률을 통해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슬픈(?)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특별공급 경쟁률이 15.7대 1을 기록하면서, 최근 5년 평균 경쟁률인 2.6대 1보다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희망타운 청약 경쟁률도 4.5대 1을 기록했다. 심지어 인천계양지구 전용84㎡의 경우 240대1의 경쟁률(특공)을 기록, 최근 10년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대보다 큰 흥행 성공으로 국토부에서는 만족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제 이번 청약 경쟁률 공개는 ‘깜짝’ 일정에 가까웠다. 청약 개시 전까지만 해도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구체적인 청약 경쟁률 공개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었다. 청약 직전 LH관계자는 “청약 경쟁률 공개를 국토부가 할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할지 정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모든 청약 일정이 끝난 뒤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별공급과 신혼희망타운의 1순위 청약이 마감된 직후 곧바로 경쟁률이 공개되면서, 국토부가 만족스러운 경쟁률이 나오자 서둘러 발표 일정을 바꾼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사전청약은 시작 전부터 고분양가 논란으로 예비 청약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시세보다 저렴하긴 하지만 민간 분양가와 큰 차이가 없는 분양가 때문이다. 심지어 여기에 더해 입주 시점이 확실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되면서 3기신도시 사전청약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들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예상 외 호응이 나오면서 국토부도 ‘체면’을 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진=뉴시스 제공)
하지만 “10년 이래 최고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국토부의 자화자찬에도 3기 신도시 흥행에도 정작 예비청약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성공적인 ‘공급 프로젝트’를 칭찬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오히려 무주택자들이 이토록 내집 장만에 대한 열망이 컸다는 방증으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크다. 3기신도시에 청약을 한 신혼부부는 “나오는 청약은 무조건 넣는 것 뿐이다. 청약 아니면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높은 경쟁률을 ‘대기 매수’ 시그널로 읽는 분석도 나온다. 높은 경쟁률은 그만큼 탈락자가 많다는 의미이고, 청약에 실패한 신혼부부들이 주택 시장의 매수 행렬에 가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결국 3기 신도시를 통한 내집마련에 실패한 신혼부부들이 발표 이후 매수에 뛰어들 가능성도 크다”고 예상했다.

국토부가 지금 고민해야 할 일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경쟁률을 홍보하기에 앞서 청약에 실패한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 열망을 어떻게 풀어줄지다. 높은 청약 경쟁률이 증명하듯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의 열망과 집값 상승에 대한 두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3기 신도시 ‘흥행 성공’이 가지는 의미를 국토부는 꼼꼼히 곱씹어야 할 때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채수빈 '물 오른 미모'
  • 칸의 여신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