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개발된 희귀의약품 6개…“공공제조센터 검토해야”

98%가 수입 의약품…비싼 약가, 수급 차질
제약사들, 수익성과 개발과정 어려움 호소
“공공제약으로 환자 수요 감당해야”
  • 등록 2020-11-12 오후 7:01:29

    수정 2020-11-26 오전 11:26:53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국내에서 지정된 희귀의약품 중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개발한 의약품은 6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개발 자체에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국내 환자 수가 적어 임상을 진행하기 어려운 탓에 그동안 제약사들의 관심도가 낮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공공제조센터를 조성해 국내 희귀병 환자들의 수요를 감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희귀의약품 지정 공고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283개의 의약품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식약처는 국내 환자수가 2만명 이하인 질환에 사용되는 의약품 중 국내에서 임상시험단계에 있거나 임상시험 진입이 가능하다는 근거가 확보된 경우에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 중 여태까지 국내에서 개발된 것으로 확인된 희귀질환 치료제는 6개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제약사에서 수입된 치료제가 98%다. 국내 개발 품목 중 임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거나 생산되지 않는 품목도 있어 실제 공급이 가능한 제품은 더욱 적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희귀질환치료제 개발한 기업으로는 이수앱지스가 대표적이다. 고셔병 치료제(애브서틴주)와 파브리병 치료제(파바갈주)를 희귀의약품 목록에 올렸다. 고셔병은 유전자 이상으로 몸속의 낡은 세포를 없애주는 글루코세레브로시데이즈라는 효소가 결핍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이다. 파브리병은 체내 효소 결핍으로 발생하며 손가락 끝과 발가락 끝에서 시작된 통증이 심근경색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다.

희귀질환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GC녹십자 헌터라제. (사진=GC녹십자)
GC녹십자도 지난 2012년 헌터증후군 치료제(헌터라제) 개발에 성공해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판매허가를 받고 있다. 헌터증후군은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으로 운동성 저하, 지능 저하 등을 보이다가 10대에 사망할 수 있는 병이다. 코아스템은 근위축성측삭경화증에 사용되는 자가골수유래중간엽줄기세포가, 메지온은 폐동맥 고혈압에 쓰이는 유데나필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희귀의약품 시장이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많은 제약사들이 개발을 시도하고 있긴 하다. 현재 개발단계에 있는 희귀의약품은 29개 품목이다. 그럼에도 제약사들은 시장성과 임상시험의 어려움 등으로 국내 시장보다는 미국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많은 비용을 들여 개발을 해도 국내는 유병환자가 적으니 보다 시장성 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지정을 목표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산 희귀의약품이 적은 탓에 국내 환자들은 고액의 수입 의약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보험약가보다 수입가가 10배 이상 비싸 소비자에게는 부담이다. 외산 의약품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에는 더욱 곤란해진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환자들 대신 제품을 수입해오기도 하고 위탁생산을 맡기기도 하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필수·희귀의약품 공공제조센터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상황에서는 자체 생산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영준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해야하고 연구개발도 해야하는 희귀의약품은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 제약사들이 쉽게 뛰어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희귀의약품은 제조하고 연구할 수 있는 제조혁신센터가 맡아 제조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선진국인 프랑스, 독일뿐만 아니라 인도, 브라질도 공공제약을 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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