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꿈 포기했죠”…청년들의 ‘우울한 2020’

"직장 잃고 꿈 포기"…코로나19 직격타 받은 청년층
2020년은 '불확실의 해'…4명 중 1명 '극단선택' 충동
전문가 "부채 절감·주거공간 등 종합적 지원책 필요"
  • 등록 2020-12-29 오후 5:04:51

    수정 2020-12-29 오후 9:49:46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코로나 때문에 평생 꿈꾸던 일도 포기했는데…언제 끝날지도 모르니 더 답답하죠.”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는 어느새 2020년 한 해를 정의하는 키워드가 됐다. 특히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은 청년들에게 그 여파는 더욱 컸다. 진로를 바꿔야 했고 하던 일을 그만둬야 했다. 청년들은 코로나19로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면서도 아직 끝나지 않은 전세계적 재난에 여전히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16일 오후 서울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실업급여 수급자격 동영상 강의를 듣다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때문에 일자리 없어져”…코로나19 구직난 직격타

항공정비사를 꿈꾸던 대학생 조모(29)씨는 올해 초 준비하던 해외연수를 포기했다. 해외연수 후 자격증을 따려던 계획이 코로나사태로 물거품이 돼버린 셈이다. 조씨는 항공업계 취직 역시 불투명해지자 아예 전공을 바꾸기로 하고 편입시험 준비에 나섰다.

해외여행 가이드를 지망하는 김모(28)씨도 비슷한 경우다. 김씨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직전인 올해 초 동유럽으로 출국했다. 여행사와 연계된 여행객 전용 가게에서 일을 하며 여행가이드를 위한 준비를 했다. 그러나 2월 말부터 이탈리아를 비롯해 전 유럽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며 그녀가 일하던 가게는 문을 닫아야 했다. 김씨는 “결국 출국 두 달도 되지 않아 취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가이드로 취업하긴 힘드니 꿈을 잠시 보류한 상태”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 해를 날려보냈다며 자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초까지 전시 기획 일을 했던 최모(28)씨는 “국내·해외 전시 사업이 다 막히자 회사에 계속 남아 있는 게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가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서울에 거주하는 19~34세 청년 2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노동시간이 감소·임금삭감·무급휴직·임금연체 등을 경험한 청년은 전체의 49.6%로 절반에 달했다. 구직 과정에서 비용 증가·소득기회 감소·기업의 채용 감축·채용일정 연기 또는 취소 등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청년은 87%에 달해 취업준비생들이 크게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러스트=이미지투데이)
외부 단절로 우울감 증가…전문가 “종합적 지원 총동원해야”

코로나19는 경제적 타격뿐 아니라 정신적인 충격도 가져왔다. 같은 조사에서 지난 2월 이후 한 번이라도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26.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청년 4명 중 1명 꼴로 극단적 선택의 충동을 느꼈다는 얘기다. 우울증 자가진단(CES-D) 척도 역시 평균 20.46점으로, 경도 우울증 수준이었다. 지난해 전체 청년대상 연구결과는 6.09점이었던 만큼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청년들은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외부와의 단절과 우울감을 가져왔다고 입을 모은다. 직장인 정모(28)씨는 “코로나 때문에 확진이 돼서 자가격리를 하게 되면 무급이 되니까 수입 걱정이 컸다”면서 “실제로 주변에서 n차 감염 사례를 종종 봐서 ‘나도 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사회초년생 김모(27)씨는 “대학 졸업 후 나름의 여유가 생겼는데 친구들과 편하게 만남을 갖지 못하는 일상이 이어지니 아쉽다”며 “사소한 개인적 일조차 눈치를 봐야 하니 이젠 임계치에 달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 일자리 문제는 기존에도 심각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뿐 아니라 청년들의 삶을 종합적이고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COVID19 심리지원단장)은 “심리지원을 통해 청년들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주는 연결망 구축이 필요하다”며 “해외 사례처럼 청년들끼리 서로 소통하며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마련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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