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소신파’로 불리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해 친야권 성향의 언론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에 대해 “이름만 공개돼도 희귀한 이름이나 성을 보면 알 수가 있는데 굉장히 경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 의원은 “야당 지지자들이 희생자 (유족들에게) ‘반정부 투쟁을 하라’, ‘대통령에 대해 비판하라’ 등 정치적 목적에 동원하려고 은근히 압박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며 “일반 사람들에게는 정말 정신적 고문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 당론과 배치되는 행보를 보인 덕분에 하루 10만·20만 건의 문자 폭탄을 수도 없이 받았던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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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하 의원은 야3당이 주장하는 국정조사에 국민의힘도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평가는 국민의 몫이다. 국정 조사 자체를 하지 말자는 건 국회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대통령 퇴진의 계기나 명분으로 삼으려고 하는 (야권의) 시도에 대해 다수 국민들이 안 좋게 본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지난 13일 3선 이상 중진 의원 간담회에서도 이같은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의원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도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 당이 제 할 바를 못하고 있다. 지금 당이 하는 것은 ‘경찰 수사 지켜보자’ 그 이상 아무것도 없다”며 “국정조사를 하지 않을 거면 다른 대안을 내놓든지, 경찰 개혁이 필요하면 ‘경찰 개혁 어젠다’를 꺼내든지, 특별법을 발의해서 제대로 된 배상을 받게 하든지 해야 하는데 가만히 쳐다만 보고 구경꾼 역할만 한다. 너무 안타깝고 쓴소리를 안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순방에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원칙과 기준을 정하고 예측 가능하게 정책을 펴야 하는데 돌출적이고 준비가 안 된 임기응변식 조치로 보인다”며 “공명정대한 기준을 발표하고 MBC를 안 태웠다면 잘했다고 평가를 할 텐데 미흡하고 미숙한 느낌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최근 성공회·천주교 신부들이 윤석열 대통령 전용기 추락을 염원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도 하 의원은 “그분들이 정말 상처받은 영혼 같다”며 “마치 테러리스트와 비슷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 기뻐하고 박수치고 오히려 ‘죽어라’ 이런 식의 영혼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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