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미국 측과 맺은 계약 내용(LOA)과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사업 지연 뿐 아니라 지연 이자까지 지불해야 할 처지다. 이에 따라 KF-16는 실시간 전술정보공유 체계(LINK-16)가 없어 무전기로 일일이 전장 상황을 공유 받아야 하는 상황. 한미 공군의 연합 작전에도 제약이 따른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방위사업청과 사용군인 공군은 목소리를 못내고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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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16 성능 개량 사업은 공중우세 및 정밀 타격 능력 확보를 위해 항전 장비를 최신화하고, 에이사(AESA) 레이더로 교체하는게 핵심이다. 성능 개량이 필요한 이유는 KF-16은 아직까지 무전기를 통한 육성으로 상황정보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
현재 한국 공군 전투기 중 실시간 데이터 링크가 가능한 링크-16이 장착된 전투기는 F-15K, FA-50, F-16PB 정도다. 노후화 한 F-4 및 F-5 전투기는 차치하더라도, 우리 공군의 430여대의 전투기 중 110여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KF-16이 구식 전투기라는 얘기다.
링크-16이 없는 KF-16은 한미 연합작전에도 제약을 받고 있다. 실제로 KF-16은 한 해 약 5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4·2015·2017년 레드플래그 훈련에 참가했지만 미군과 실시간 정보공유가 불가능해 제대로 된 훈련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훈련에 참가한 파일럿들은 이같은 상황을 부끄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방부는 KF-16 성능 개량 사업 예산을 미 정부와 체결한 LOA 금액에 비해 너무 적게 편성했다. 미 정부와 맺은 이번 계약의 경우 약속한 금액을 납부하지 않는 이상 적시에 납품을 보장받기 어렵다.
지난 해까지는 LOA에 맞게 예산을 집행했지만, 올해부터 2020년까지 총 1조 1832억원에 달하는 연부액이 적게 편성돼 사업 지연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이는 올해 4월 확정한 2018~2022 국방중기계획에서 예산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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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관계자는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은 국회의 증액안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면서 “이같은 현상의 원인은 육군 중심으로 구성된 전력자원관리실의 구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2018~2022년 방위력 개선 분야 국방중기계획 편성시 가용 재원이 부족해 KF-16 성능 개량 사업의 연부액을 조정했다”면서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 편성시 가용 재원과 연계해 증액 편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방위력 개선비 육군 쏠림 현상 심화”
실제 육군은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5대 핵심전력, 이른바 ‘5대 게임체인저’ 건설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보고한바 있다. △북한 장사정포와 스커드 탄도미사일 기반 시설을 겨냥한 KTSSM-Ⅰ 및 KTSSM-Ⅱ △북한 정권지도부를 응징하기 위한 고위력 탄두 장착 ‘현무-4’ 탄도미사일 △북한 전역의 핵·대량살상무기(WMD) 결심·지원 체계를 정밀 타격하기 위한 사거리 300km·500km·800km의 현무-2 시리즈 등의 전력화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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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우리군은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킬체인’(선제타격체계)을 발표하면서도 실제로 증강된 사업은 킬체인의 핵심 전력인 정밀공대지미사일 대폭 확충이 아닌, 비대칭전력·대화력전·장사정포 대응 전력, 이를 지원하기 위한 차기군단급 무인항공기(UAV) 등 육군 무기 사업이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