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부터 등록까지 평균 1~3달이 걸리는 수입차의 특성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집계되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 위축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월에도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왕좌를 지킨 가운데 BMW가 그 뒤를 맹추격하고 있다. 일본차 브랜드는 여전히 일본 불매 운동으로 ‘판매 반 토막’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2월 신규등록 증가…“코로나19 여파 아직 반영 안 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가 1만6725대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전월(1만7640대)과 비교하면 5.2% 감소했지만, 올해 누적대수는 3만4365대로 전년 동기 3만4083대 보다 0.8% 증가했다.
박은석 KAIDA 이사는 “2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일부 브랜드의 물량부족과 내방객 감소 등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첫째, 지난해 11월 쉐보레가 KAIDA에 등록하면서 전체적인 수입차 파이가 커진 탓이다. 쉐보레는 지난달 973대를 등록했는데, 이를 제외하면 수입차 등록은 전년 동기 대비 0.8% 줄어들었다.
둘째, 차 실적 발표의 기준이 계약이 아닌 고객이 차를 받는 등록으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국산차와 수입차의 성적표가 엇갈렸다. 국산차는 고객이 계약 후 차량 인도까지 시간이 짧지만 수입차는 짧게는 1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 거린다. 따라서 2월 실적에 코로나19 여파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수입차 업계에서는 올해 초 일몰된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과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3월부터 실적 부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내방하는 고객이 많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며 “신차 출시 미디어 행사와 시승도 취소되고 있는 만큼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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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브랜드별 등록대수는 △메르세데스-벤츠 4815대 △ BMW 3812대 △쉐보레 973대 △볼보 928대 △미니 768대 △폭스바겐 710대 △아우디 535대 △토요타 512대 △렉서스 475대 △랜드로버 459대 △지프 458대 △포르쉐 448대 △포드 408대 △혼다 360대 △닛산 267대 △링컨 207대 △푸조 154대 △시트로엥 130대 △마세라티 79대 △재규어 74대 △캐딜락 72대 △인피니티 37대 △람보르기니 18대 △벤틀리 17대 △롤스로이스 9대였다.
반면 아우디의 부진은 뼈아팠다. 아우디는 전년 동월 대비 68.8% 감소했는데, 아우디 A6·A8의 판매 중단이 결정적이었다. 독일 아우디 본사는 한국에서 판매되는 A6와 A8의 뒷좌석 안전띠 경고장치 기준이 유럽과 다르다는 점을 이유로 두 모델의 국내 판매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수입차는 유럽이 1만2956대(77.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 2118대(12.7%)로 뒤를 이었다. 일본은 2월 1651대(점유율 9.9%)에 그쳐 전년 동월 대비 52.5% 감소하면서, 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을 여전히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베스트셀링 모델은 BMW 520(691대), 메르세데스-벤츠 E 300 4MATIC(670대), 메르세데스-벤츠 A 220 sedan(661대) 순이었다.
연료별로는 가솔린 1만640대(63.6%), 디젤 4570대(27.3%), 하이브리드 1326대(7.9%), 전기차 189대(1.15) 순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