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로 코로나' 고집에…韓기업들 피해 눈덩이

현대차·기아, 와이어링 하메스 공급 비상
유통·식품업체들 공장 셧다운…전전긍긍
업계 일각 '韓 정부, 봉쇄 최소화 요구해야'
  • 등록 2022-04-11 오후 7:22:39

    수정 2022-04-11 오후 9:46:37

지난달 말 중국 상하이 창닝구의 한 병원 앞에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준기 정병묵 최영지 손의연 기자]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 초기 빚어진 전면 봉쇄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합니다.”(중국 상하이 진출 국내기업 관계자)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에 이어 제조업의 허브로 불리는 광저우까지 코로나19발(發) 봉쇄에 직면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이 고집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애꿎은 우리 기업들의 발목을 반복해서 잡는 모양새인 만큼 업계 안팎에선 우리 정부가 외교적으로 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베이징·허베이성에 생산 라인을 둔 현대자동차와 장쑤성에 공장을 둔 기아는 중국 봉쇄 정책에 따른 여파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자동차 각 부분에 전자장치들을 연결하는 전선으로, 말 그대로 ‘배선 뭉치’를 뜻한다. 현대차·기아는 부품 재고 현황에 맞춰 일부 컨베이어벨트를 빈 상태로 돌리는 ‘공피치’ 방식으로 생산 라인을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 문제가 길어질 경우 가뜩이나 반도체 부족으로 힘든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작년 코로나19 발생 초기 와이어링 하네스 공장 ‘셧다운’으로 현대차는 8만대, 기아는 4만대가량씩 생산 차질을 빚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상하이에 근접한 우시에 반도체 생산 라인을 둔 SK하이닉스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원부자재로 쓰이는 화학제품 대부분이 상하이항을 통해 들어오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판매법인 형태로 상하이에 진출한 LG디스플레이도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힌 상태다.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은 2500~3000여곳, 광저우의 경우 120여곳으로 알려졌다.

가장 크게 우려하는 곳은 상하이에 생산설비를 두고 있는 국내 유통·식품업체들이다. 농심,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등은 이미 3월 말~4월 초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여서 피해가 더 커질까 우려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공장을 열흘 넘게 완전히 셧다운한 상태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상하이 외에 광저우, 베이징, 선양(심양) 등 여타 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라 현재 제품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다”며 “이번 폐쇄가 중국 전체 제품 판매에 영향이 없도록 노력 중”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탓에 우리 기업들이 발만 동동 구르는 사태가 반복되다 보니, 정부가 ‘봉쇄 최소화’ 등 외교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할 수 있는 건 인접공장, 인접생산기지를 찾는 것밖에 없다. 그러나 상하이 봉쇄로 인근 광저우로 옮긴 한국 수출기업이 또 광저우 봉쇄에 직면한 상황이 됐다”며 “기댈 곳은 정부밖에 없다”고 했다. 현지에 진출한 한 기업 관계자는 “상하이 시정부에서 봉쇄 정책이 끝나면 세제 혜택이나 임대료 면제 등의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실질적으로 피해를 본 만큼 보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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