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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까지 부었는데”…서울역 이어 대전역 쪽방촌도 반발

대전역 쪽방촌, 신규 대책위 수립…공전협도 가입
대책위 "정부 합당한 보상해야…대응 나설 것" 예고
정부는 사업절차 강행할 듯…"3월 지장물 조사 돌입"
  • 등록 2021-02-23 오후 4:04:30

    수정 2021-02-23 오후 7:33:10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평생 외벌이 회사원으로 일하면서 퇴직을 앞두고 노후자금을 다 털어 산 건물인데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하게 돼 너무 막막합니다. 강제로 빼앗아갈 거라면 제대로 된 보상만이라도 해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말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대전역 쪽방촌 내 건물 소유주인 A씨(66)는 23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하소연했다. 대전역 쪽방촌은 서울 영등포역에 이은 두 번째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정비구역이다. 최근에는 서울역 동자동 쪽방촌이 또 다른 정비구역으로 선정됐다.

(사진=국토교통부)
그동안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은 정부와 토지·건물 소유주 간의 별다른 마찰 없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개발부지 면적 약 2만7000㎡ 중 쪽방촌 1만5000㎡은 일반상업지역이지만, 44%에 달하는 1만2000㎡가 국공유지로 공업지역인데다 그동안 개발이 미진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그러나 A씨는 대전역 쪽방촌 소유주들도 실상은 다수가 공공주택개발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일대 토지와 건물을 강제수용하면서 보상할 금액이 현재 시세는커녕 당초 매입 원금에도 못 미칠 정도로 터무니없이 적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A씨의 사연은 이렇다. A씨는 몇년전 그동안 모은 자금을 다 털어 대전역 인근에 건물을 하나 매입했다. A씨는 “대전시에서 일대에 벽화를 그리는 등 도시재생에 나선 바 있어 노후에 게스트하우스를 할 요량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사정을 설명했다.

그런데 A씨는 지난해 4월 뉴스를 보다가 갑작스레 자신의 건물이 있는 구역에서 공공주택지구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고 한다. 다른 곳에 살며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 탓에 실거주자가 아니었던 A씨는 현금청산 대상자가 됐다. 공공주택지구로 선정될 경우 공람공고일 이전부터 지구 내 소유·거주하면 민간·공공 분양 우선공급권을, 지구 내 거주하지 않으면 입주자 모집 공고일 전까지 소유한 다른 주택이 없어야 공공 분양 우선공급권을 부여한다.

A씨는 “게스트하우스 리모델링 비용을 포함해 건물을 구입하는데만 4억 넘게 썼는데, 정부 보상 가액은 들인 돈의 절반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시세는커녕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쪽방촌 일대 소유주들 태반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라며 “그럼에도 정부에서 개발 논리만 앞세운 채 합당한 보상 없이 사유재산을 강제로 가져가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다른 소유주들과 함께 앞으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대전역 쪽방촌 소유주들은 지난 21일 ‘대전역쪽방촌공공주택지구 주민대책위원회(대책위)’도 새롭게 만들었다. 대책위는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에도 가입을 타진하고 있다.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전국 60여개 공공주택지구 토지주 등으로 구성된 공전협은 정부의 공공주택지구 지정에 따른 헐값의 토지 강제수용을 반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최근 서울역 쪽방촌 소유주들도 정부의 강제수용에 반대하기 위해 가입을 추진 중이다.

대책위는 지역구 의원들과의 만남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방침 변경없이 사업 절차를 그대로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대전시와 LH 등은 이르면 3월부터 지장물 조사에 착수해 10월 보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착공은 내년, 입주는 2024년 목표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금청산 시 토지보상법에 따라서 감정평가제도를 통해 보상하게 된다”며 “보상 금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감정평가를 하는 등 법적 절차를 거치면 된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3월 지장물 조사를 시작해 보상을 해나갈 것”이라며 “조사를 거치면서 주민 의견을 최대한 듣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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