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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전 의원은 8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4대 불가론’을 내세우며 안 전 대표의 출마 결정을 질타했다. 그는 “가장 먼저 대선이 끝난 지 석달도 채 되지 않아 대선 패배에 책임있는 후보가 당대표가 되려고 나서는 것은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지원 대표가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공백, 잔여임기를 채우는 보궐선거에 더 큰 책임이 있는 대선 후보가 나서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고, 세번째로 안 전 후보 본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최악의 결정이며 당대 소통과 협치의 자세에도 어긋난다”고 몰아세웠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들이 왜 당대표가 되려고 하는지 납득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같은 조언을 안 전 대표가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전날 안 전 대표는 당내 반대파 의원들과 만남을 가졌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평행선을 달렸다. “벽대고 얘기했다”(이상돈 의원) “같은 한국어를 쓰는데 소통 안되는 언어를 하는 것 같다”(황주홍 의원)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안 전 대표는 “지금 그만두라는 것은 정계은퇴하라는 것”이라면서 “나름대로 최대한 설득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최대한 설득하겠다”며 당권 도전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당직자들의 발언을 자제해달라는 지도부 요청이 제기되자 황주홍·장정숙 의원 등은 아예 전당대회 준비위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황 의원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자유로운 발언을 하기 위해서 지난 7일 물러나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에 그의 발언 수위도 한층 거세졌다. 그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안 전 대표를 향해 “일종의 권력 금단 현상”이라고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냈다.
국민의당은 오는 10~11일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안 전 대표가 출마 선언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천정배 전 대표·정동영 의원과의 3파전으로 치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 운동은 안철수계와 반(反)안철수계로 나뉘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김한길 전 상임선대위원장 또한 출마를 고심 중에 있어 국민의당 전당대회는 더 큰 격랑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