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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동결자금 구급차 제안 거절”…외교부 “이란 먼저 원했다”

이란 “필요한 건 동결자금 해제” 강경
정부의 동결자산으로 인도 물품 제안 거부
당초 밝힌 '창의적 방안' 안 보여
빈손 귀국에 정부 깊어지는 고민
갈등 심화에 억류 사태 장기화 우려
  • 등록 2021-01-14 오후 5:52:40

    수정 2021-01-14 오후 5:59:22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란을 방문했던 한국 대표단이 자국 내 동결된 이란 자산과 구급차 교환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교부는 “이란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결자금을 놓고 양국 갈등이 커지면서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 사태가 장기화 될 우려도 나온다.

마무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은 13일(이란시각) 밤 정부 홈페이지에 언론과의 인터뷰 기사를 올리고 한국 대표단이 이란에 동결자산 대신 구급차 판매를 제안했다며 “이란은 구급차가 필요없다”고 비난했다. 우리 정부와의 외교적 협상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이란 정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마무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의 입장 내용(사진=이란 정부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 등 한국 대표단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2박3일간 이란을 방문, 이란 고위급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으나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채 14일 귀국길에 올랐다.

바에지 비서실장은 이 기사에서 “우리는 몇 대의 구급차가 필요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에 묶여있는 돈을 원하며 (동결)이 해제돼야 한다”며 “한국 대표단은 이란에 와서 몇 가지 제안(comments)을 했지만, 이란 외무부와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분명하게 대응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한국 대표단을 ‘한국인들’이라고 지칭하기도 하면서 “한국인들은 돌아가서 한국 정부로부터 이란 자산의 해제 허가를 받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만약 한국이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에 실패할 경우 법적 행동에 들어가기 위한 예비 조치를 취했다”고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최 차관이 (이란에) 가서 새삼스럽게 제안한 것처럼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과 이란 간에는 기존부터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인도적 교류의 확대가 바람직하다는 공감하에 다양한 방식들에 대해 협의가 진행돼왔다”면서 “이란 측으로부터 구급차를 도입하기를 바란다는 제안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단은 이란 정부에 한국의 은행들에 묶여있는 이란의 원유수출대금 대신 궁여지책으로 구급차, 코로나 백신 등 인도적 물품을 구입해 제공할 것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한 것이다.

그러나 당초 ‘창의적 방안’을 갖고 협상에 임하겠다던 정부가 이란 측을 확실하게 압박·설득할 카드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란 측의 이날 공개로 보면 최 차관 일행은 동결자금을 해제를 약속해 오히려 숙제를 안고 귀국하는 셈이 됐다.

이란 정부가 이같은 강경 자세를 취함에 따라 정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한국의 은행 2곳의 이란중앙은행 명의 원화계좌에는 약 70억 달러(7조6000억원)에 달하는 이란 석유 수출대금이 동결돼 있다. 이란은행이 한국은행에 지불준비금으로 예치한 20억 달러까지 포함하면 90억 달러(약 9조 80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한국과 이란은 지난 2010년부터 이 계좌를 통해 달러화로 직접 거래하지 않으면서 물품 대금을 결제해왔으나 지난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중앙은행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이 계좌의 운용이 중단됐다.

한편 한국 국적의 화학운반선 한국케미호는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돼 현재(14일)까지 11일 째 억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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